AI(인공지능) 채용 보편화 의외의 장벽은 ‘수시‧경력직 채용’ 때문?

AI(인공지능) 채용 보편화 의외의 장벽은 ‘수시‧경력직 채용’ 때문?

기사승인 2019-06-28 03:00:01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AI(인공지능)가 기업들의 채용시장에도 적용되고 있다. 그 중 인사채용담당자와 취업준비생 모두에게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AI 자기소개서 분석 서비스’다. 자기소개서를 분석해 해당 기업 채용 기준에 맞는 인재를 선발 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업이 채용과정에 AI를 도입하는 가장 큰 이유는 높은 효율성 때문이다. 매년 신규 채용에 수많은 지원자가 몰리는데, 지원 서류를 모두 검토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AI 자소서 분석 서비스를 이용하면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사람이 자기소개서 1개를 보는데 평균 10~15분이 소요되는 반면 AI의 분석 시간은 7~10초다. 자기소개서 1만장을 확인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8시간이면 충분하다. 이런 효율성을 고려해 롯데나 CJ, SK C&C 등이 채용과정에서 AI의 도움을 받고 있다.

한 대기업 인사담당자는 “각각의 채용담당자는 보는 시각도 다르고 뒤로 갈수록 대충 보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AI분석은 일관된 기준을 적용해 객관적 평가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기계가 사람의 글을 분석한다는 것’의 공정성 문제도 극복한 것이다.

그러나 AI 채용이 시간적 효율성 측면으로 봤을 때 자기소개서 검토 시간을 70%이상 단축시킴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폭발적인’ 트렌드는 되지 못하고 있다. 채용 시장의 주류를 담당하던 ‘공채’가 점차 사라지고 수시채용 및 경력직 채용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AI 채용 시스템의 효율적이고 정확한 처리능력은 '데이터 학습'에서 온다. 많은 데이터를 AI에 학습시킬수록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AI채용에서 ‘많은 데이터’란 같은 양식으로 제출된 수많은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다.

AI자소서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한 관계자는 “기업에서 생각하는 잘 쓴 자소서들로 기계가 훈련을 받고, 자소서를 평가한 후 그 근거까지 함께 제시한다. 일반적으로 설정된 기준이 아니라 그 회사만의 평가모델로 학습을 시킨다”고 설명했다.

즉, AI채용에 가장 적합한 대상은 대기업이나 은행처럼 ‘신입사원 공채’ 제도에 수천명이 지원할 정도로 사람이 많은 조직에서만 쓰일 수 있는 것이다. 수시‧경력직 채용에선 지원자 규모가 작다보니 AI 자기소개서 분석 솔루션을 적용할만한 ‘데이터’가 모이지 않아 오히려 사람이 검토하는게 ‘가성비’가 높다.

특히 현대자동차가 공채를 폐지하는 등 일부 대기업에서도 수시채용을 선호하는 추세다. 한해 400~500명 정도 대규모 채용을 하며 급성장하고 있는 벤처기업도 경력직을 선호하다보니 분위기는 마찬가지다.

대표적으로 야놀자 관계자는 “안그래도 작년쯤 AI채용이 우리에게도 잘 적용될까 사전테스트를 진행해봤는데 신입사원을 대거 채용하는 경우와 달리 경력직 채용을 위주로 실시하다보니 아직까진 비용대비 효과나 정확도가 떨어졌다”며 “당장은 아니지만 조금 더 기술이 보완되거나 발전한다면 도입할 의향이 있다”고 전했다.

현재는 객관성과 효율성이 검증된 AI자소서 분석이 인사담당자들과 구직자들에게 보편적인 편이고 AI면접은 아직까지 거부감이 있는 편이지만, 향후엔 오히려 AI면접이 채용시장에서 더 강한 니즈를 창출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AI 자소서 분석이든 AI면접이든 결국 기계 자체가 사람을 선발하기보다는 인사담당자들이 참고하는 정도로만 쓰이게 된다”며 “AI면접은 면접자들이 시간과 공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면접을 볼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주기 때문에 지금의 AI자소서 분석처럼 공정성이나 신뢰가 확보된다면 AI면접 시스템 니즈는 보다 확실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안나 기자 lan@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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