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14일 홍콩증시에 대해 “홍콩 시위가 장기화하면서 증시도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KB증권 박수현·정정영 연구원은 “지난 13일 홍콩 항셍지수와 H지수(HSCEI,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는 각각 1.82%, 1.61% 하락한 2만6571p, 1만519p를 기록했다”며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불안감이 주식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중국 정부는 의도적으로 시위와 관련해 직접적인 개입을 자제하면서 시위대 스스로 내부갈등 심화로 와해되도록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정부가 직접 개입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면서 홍콩 시위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중국 정부의 무력 개입 가능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으나 세계적인 중국의 입지와 역할을 고려할 때 극단적인 상황으로 전개될 가능성은 작다”고 설명했다.
또한 “특히 내년에 중국 정부가 외환보유고 안정성 확보를 위해 글로벌 기업의 중국 내 진입을 적극 유도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정치적 리스크를 부각시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홍콩시위가 장기화 될 경우 증시 흐름에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이들은 “H지수의 1차 지지선은 9700p 정도”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는 11월 24일 예정된 구의회 선거를 캐리 람 행정장관이 취소하게 되면 시위가 더욱 고조될 수 있고 이에 따라 홍콩거래소가 휴장을 선택할 경우 글로벌 자금의 이탈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긍정적인 부분은 11월 25일 알리바바의 홍콩증시 상장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이라며 “전반적인 홍콩증시의 기업이익이 둔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자본이익률(ROE) 20.4%를 유지하고 있는 알리바바가 상장될 경우 신규 자금이 유입되면서 시장의 밸류에이션(가치평가) 하락 압력을 완화해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만일 우려했던 극단적인 상황이 전개되지 않을 경우 지난 8월 말부터 나타났던 본토 자금의 저가 매수세가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H지수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주식(H주) 4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다. 국내 증권사들이 주가연계증권(ELS) 상품 발행 시 기초자산으로 많이 삼아온 지수여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