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마다 코로나19가 호황 또는 위기로 다르게 작용했지만, 특히 전자는 코로나19의 반사이익을 얻으며 반도체 호황급 실적을 기록하며 10개사 전체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SDI 등 삼성 주요계열사 10곳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총 39조316억원으로 전년대비 24.7%(7조7343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의 90%이상이 삼성전자에서 나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매출 236조8070억원, 영업이익 35조993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역대 세 번째로 높았고 연간 영업이익이 35조원을 넘어선것도 지난 2013년, 2017년, 2018년 이후 네 번째다.
전 사업 부문이 호실적의 1등 공신이었다. 그간 반도체에 편중된 이익 비중이 지난해에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전 부문이 고르게 선전했다. 지난해 3분기들어 팬트업(억눌린) 수요가 폭발하고 비대면 등 집콕 수요가 증가한 영향이 작용했다.
반도체의 경우 4분기 들어 서버용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약세를 보인 데다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강세로 3분기 영업이익 5조5400억원보다 1조7000억원가 줄어든 3조8500억원을 기록, 분기 4조원에도 못미쳤다.
3분기 갤럭시 시리즈 힘으로 영업이익 4조원이 넘는 실적을 기록한 모바일 부문은 아이폰12 출시와 연말 마케팅비 증가 등으로 4분기에는 영업이익 2조40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다만 스마트폰과 TV 수요 증가로 디스플레이 부문은 1조7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선전했다. 가전 부문도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 등 온라인 판매호조로 82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문가들은 올해 삼성전자가 D램 가격 상승에 다른 반도체 수퍼사이클(장기호황)이 도래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큰 이익 실현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부품계열사인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실적 고공행진을 벌였다. 특히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약진으로 회사 창립 이후 처음으로 매출 11조를 기록하는 등 훨훨 날았다.
삼성SDI는 지난해 매출 11조2978억원, 영업이익 6713억원을 기록했다. 소형 배터리를 넘어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중대형 배터리 사업 실적 개선한 것이 주효했다. 다만 시장에 기대를 받았던 지난해 4분기 자동차 배터리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삼성SDI 배터리를 납품받은 BMW와 포드가 최근 시정조치를 결정한 영향이 컸다. 삼성SDI는 올해 1분기에는 차량용 배터리 사업에서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5G 통신 시장 확대와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및 패키지 기판 판매 호황에 힘입어 이익성장을 달성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 8조2087억원, 영업이익 8291억원을 달성했다. 매출은 지난 2013년 8조2566억원에 이어 역대 두 번째 높은 실적이다.
흘러들어오는 전류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MLCC는 스마트폰, 컴퓨터, TV, 자동차 등 각종 전자제품에 들어가는 필수부품이다.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노렸던 삼성SDS는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으며 좌절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기업들이 IT 투자를 줄이면서 IT서비스 부문이 실적이 감소한 탓이다. 삼성SDS는 지난해 매출 11조174억원, 영업이익 8716억원을 기록했다. 물류사업은 매출 성장세로 외형을 넓혔지만 IT서비스 부문이 코로나19로 영업이익 줄면서 전체 이익감소로 이어졌다.
삼성SDS는 올해도 코로나19로 인한 불안한 경영이 지속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포스트코로나를 대응을 위한 IT투자가 늘 것으로 전망했다.
건설과 중공업 계열사는 엇갈린 실적을 내놨다. 건설업계 맏형인 삼성물산은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소폭 감소했으나 건설의 안정적 흐름과 바이오 가동률 상승 등으로 실적을 선방했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매출은 30조2160억원, 영업이익 857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8% 줄었고 영업이익도 1.1%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10.8% 증가한 1조1610억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법인세 비용 감소 등 영향으로 늘었다.
삼성중공업은 6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해 766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이 6.7% 줄어든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수주 감소와 해양프로젝트 공정 지연 등이 겹쳐 실적부진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유가 급락 영향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올해는 발주 개선세가 확연한 컨테이너선과 유가 회복에 따른 해양 생산설비 수주로 경영 정상화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반면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수주잔고가 지난 2012년 이후 최대를 기록하며 실적 성장을 이뤄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해 매출 6조7251억원, 영업이익 351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 측은 여간 실적 전망치로 제시했던 매출 6조, 영업이익 3400억원을 모두 초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신규 수주는 전년보다 36.2% 증가한 9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그린인프라·에너지 최적화 등 신사업 육성과 중장기 지속 성장 기반 강화를 통해 수주 6조원 매출 6조8000억원, 영업이익 39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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