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당 상황을 ‘비상상황’에 해당한다고 결론 내리고 비대위 출범 초읽기에 들어갔다.
국민의힘 상임전국위원회는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의를 열어 당 내홍에 관해 논의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당이 비상상황”이라고 규정하며 “비대위 출범하는 게 어떤지 (상임전국위원들에게) 설명해 드릴 거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의원총회에서 거의 만장일치로, 99.9% 찬성으로 현 상황이 비상상황이고 비대위 출범해야 한다고 의결한 상태”라며 “결정에 따라 당을 하루빨리 수습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부탁했다.
서병수 상임전국위원장은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당헌에 대한 유권해석 안건에 대해 당이 처한 현재 상황이 ‘비상상황’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날 국민의힘 상임전국위는 재적인원 54명 중 40명이 참석했고 '비상상황에 해당한다'는 유권해석에 동의한 위원은 과반인 29명으로 알려졌다.
상임전국위는 당대표 직무대행도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당헌 개정안도 의결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은 오는 9일 전국위원회를 열어 이날 상임전국위에서 올린 안건에 대해 찬반 표결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동시에 비대위원장 임명안도 표결에 부친다는 방침이다.
서 위원장은 의원회관을 빠져나가는 과정에서 “당헌·당규상 비대위 출범 시 이준석 대표는 자동 해임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헌 96조에는 당대표의 ‘궐위’나 최고위원회 기능 상실 등 당이 비상상황일 경우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앞서 국민의힘은 의원총회를 열고 이준석 대표의 ‘사고’와 일부 최고위원 사퇴는 비상상황에 해당한다고 의견을 모은 바 있다.
한편 조해진·하태경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복귀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 비대위를 출범시킬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당헌 개정안을 발표해 상임전국위에 안건을 올렸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안소현 기자 ashrigh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