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35층 높이제한 철폐’ 좋기만 할까

서울 아파트 ‘35층 높이제한 철폐’ 좋기만 할까

다양한 스카이라인 VS. 들쭉날쭉 스카이라인
주민 갈등 등 부작용 막을 대비 철저히 해야

기사승인 2023-01-08 11:32:24

서울 한강대교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 = 박효상 기자


서울시가 전임 박원순 시장 시절 만들어졌던 서울 지역 아파트 35층 높이 제한을 9년 만에 철폐하기로 하면서 서울 스카이라인에 일대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서울시가 지난 5일 확정 공고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은 시가 추진할 각종 계획의 지침이 되는 최상위 공간계획이다. 이번 계획은 2013년부터 한강변은 15층, 그밖에 지역은 35층으로 제한했던 서울의 아파트 높이 규제를 푸는 게 핵심이다. 

시장과 시민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일률적·절대적 기준으로 적용했던 35층 높이 제한이 서울시내 아파트 재건축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것은 이미 확인된 사실이다. 재건축이 지연되면서 주민 피로도가 가중되던 차에 오 시장의 서울시장 선거공약이었던 높이 제한 철폐가 현실화되자 환영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온다. 

조남준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급격한 사회환경 변화를 반영해 유연한 도시계획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이 갖는 의의가 크다"고 이번 계획의 의미를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근 10년 동안 유지되던 도시계획이 바뀌면서 철저한 대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박 전 시장 시절 높이 규제는 뉴타운 사업의 좌초에 따른 부동산경기 침체 국면에서 무분별한 초고층 아파트 난립을 막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인위적인 건축물보다는 자연 그대로의 스카이라인을 중시하는 승효상 이로재 대표의 건축철학이 가미됐다. 

서울은 북악산과 관악산으로 남북이 둘러싸여 있다. 초고층 아파트가 무분별하게 들어서면 해당 산들의 조망이 막힌다. 지난해 인천 검단신도시 '왕릉뷰 아파트' 논란에서 극명히 드러났듯 건축물 높이는 주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서울시는 높이 제한이 철폐되더라도 조망권 문제는 큰 의미가 없다는 입장이다. 연면적이나 용적률 등은 그대로 유지돼 건물 사이에 공간이 생기고, 이 공간을 통해 조망권이 확보된다는 것이다. 서울시 주장대로 '홀쭉이 건물'이 얼마나 다채로운 경관을 연출할지 두고볼 일이라는 부정적 얘기가 나온다. 

초고층 아파트가 만들어질 경우, 재개발 과정서 주민간 갈등은 불가피하다. 완공이 되더라도 주변 주민의 일조권 피해가 우려된다. 부동산시장이 안정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집값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경기상황에 따라 급변하는 부동산 시장 특성상, 한쪽은 재건축이 활발한데 비해 다른 한쪽은 그렇지 못할 경우는 어떻게 해야할까. 서울시가 스카이라인의 다양화를 말하지만 거꾸로 들쭉날쭉한 스카이라인이 만들어져 도시미관을 해칠 가능성 역시 제기된다. 

서울이 '공사판'이 돼 갈등이 남발할 수 있다는 지적 역시 소홀히 넘길 수 없다. 2021년 기준 서울시 전체 소음 민원 중 85%가 공사장 소음이다. 

참여연대는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재임 중이던 불과 10년 전, 뉴타운 구역을 과도하게 지정해 실제 사업이 추진되지 않거나 사업 추진을 둘러싸고 지역 주민간의 갈등이 극도로 높아졌고, 용산참사와 같은 비극이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매우 컸다"고 지적한 바 있다.  

손대선 기자 sds1105@kukinews.com
손대선 기자
sds1105@kukinews.com
손대선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