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의약품도 방심 금물… “모티터링 사각지대, 주의 필요”

일반의약품도 방심 금물… “모티터링 사각지대, 주의 필요”

작년 부작용 보고 건수 총 567건
“절대적 안전 없어…잘못 쓰면 부작용”
장기간 복용 시 약사 상담 가져야

기사승인 2023-06-12 06:00:11
게티이미지뱅크

# 전립선이 커져 배뇨장애 등을 초래하는 전립선비대증을 앓고 있는 54세 박유현(가명) 씨는 최근 감기에 걸려 의사 처방 없이 간단하게 구입할 수 있는 약국 감기약을 사서 복용했다. 박 씨는 공교롭게도 감기약 복용 이후 소변이 더 막히고 통증이 심해진 것을 느꼈다. 병원에서 마주한 비뇨의학과 전문의는 감기약의 슈도에페드린 성분이 전립선비대증 증상을 악화시켰다는 진단을 내렸다. 

평소 갖고 있던 질환, 다른 약물과의 상호작용 등으로 인해 효과가 감소하거나 부작용을 일으키는 일반의약품 오용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일반의약품은 처방 약품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모니터링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며 복용 후 불편감이 있으면 약사 상담을 받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필기 대한약사회 약국이사는 쿠키뉴스와의 통화에서 “일반의약품은 처방의약품 보다 상대적으로 부작용 보고 건수가 적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일반의약품도 엄연한 약품이기 때문에 절대 안전한 것은 없다. 일반의약품 부작용 보고가 매년 늘고 있고, 실제 보고되는 건수에 비해 발생 건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약사회 환자안전약물관리본부 지역의약품안전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일반의약품 부작용 보고 건수는 총 567건으로 최근 5년 평균 보고 건수인 391건보다 약 45% 증가했다. 이 중 해열·진통제, 복합 감기약 등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함유 제제에 대한 이상 보고가 101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종합 비타민제 85건, 나프록센 53건, 이부프로펜 함유 제제 48건 순이다. 주요 부작용 증상으로는 소화불량이 67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소양증(59건), 오심(39건), 두드러기(36건), 발진(35건) 등도 잇따랐다.

민 약국이사는 평소 잘 복용하던 일반의약품도 복용 후 불편감이 이어지면 다른 약으로 대체하거나 복용을 중단하고 약사와 상담을 가져야 한다고 전했다. 또 몇 번 복용했는데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병원을 내원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병원에 갈 시간이 없거나 증상이 경미해 약국에서 약을 사먹어도 괜찮다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일반의약품을 먹고 증상이 멈춰 다 나은 줄 알았지만 병의 원인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반의약품이라도 장기간 복용하게 되는 경우 약사와 꼭 상담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일반의약품 사용에 따른 부작용 모니터링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서울의 A약국 약사는 “약사회 차원에서 일선 약국들의 신고를 독려하면서 부작용 사례를 전한 약사에게 커피 교환권 등을 지급하고 있지만, 자발적인 권고 수준에 그치고 있어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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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dh3698@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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