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린 눈이 얼어 빙판길이 생기면서 낙상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실제 노인 낙상 사고 중 3분의 1가량이 겨울철에 발생한다. 노인뿐만 아니라 뼈가 약한 50대 이상 중년 여성도 가벼운 낙상에 큰 부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21일 윤형조 에이치플러스(H+) 양지병원 정형외과 전문의는 “낙상사고로 인해 손상되는 부위는 척추, 대퇴부, 손목 등이다”라며 “추운 날씨엔 근육과 인대가 수축되고 유연성도 떨어지는데 넘어지는 과정에서 본능적으로 손을 짚으면 손목 골절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질병관리청 자료를 보면 65세 이상 노인의 추락과 낙상사고 중 30% 이상이 겨울(12월~2월) 철에 집중된다. 지난 2020년 보건복지부 노인실태조사를 살펴봐도 65세 이상 낙상 경험 노인 인구 비율은 7.2%다. 낙상 경험은 평균 1.6회로 나타났고 낙상사고 중 골절이 75%, 내부 기관 손상 10.8%, 염좌 5%, 타박상은 4.5%로 낙상 환자 10명 중 7명이 골절을 경험했다.
특히 노인들은 낙상 대응력이 떨어져 크게 다치는 것은 물론 사망으로 연결될 수 있단 게 윤 전문의의 설명이다. 고관절에 금이 가거나 부러질 경우 뼈 고정 수술을 해야 하는데, 수술 후 장기간 침상에 누워 있게 되면 욕창과 혈전증, 폐렴 등 다양한 합병증이 유발될 수 있다.
또 50~60대 이상 중장년층 여성 중에선 폐경 후 골밀도가 낮아져 뼈가 약해지는 골다공증을 가진 환자가 많다 보니 낙상 시 골절 위험도가 높다. 윤 전문의는 “중년 여성은 골다공증이 남성보다 15배 높아 가벼운 낙상에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낙상으로 나타날 수 있는 대표적 질환은 반월상연골판파열, 십자인대파열 등이다. 중장년층은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커 인공관절 수술을 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윤 전문의는 “노년층은 낙상으로 인한 척추압박 골절, 대퇴부 골절, 손목 골절 등 직접적인 손상도 문제지만, 치료와 회복 과정이 더뎌 다양한 합병증과 정신적·사회적 기능 저하로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것이 더 큰 문제다”라며 “노년층 겨울 낙상 예방을 위해 눈이 올 땐 외부 활동을 가급적 자제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부득이하게 외출할 땐 보폭을 줄이고, 스마트폰을 보며 걷는 행동을 삼가야 하며, 주머니에 손을 넣는 것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대현 기자 sdh369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