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이가 컴백했다. 유희열이 직접 노래를 불렀다.
18일 자정 토이의 정규 7집 ‘다 카포(Da Capo)’가 공개되자 주요 온라인 음원 사이트는 ‘세 사람’ ‘U & I’ ‘Goodbye sun’ ‘Goodbye moon’ ‘Rest’ 등으로 줄지어졌다. 그러나 대중의 관심을 끌고 있는 곡은 따로 있다. 유희열이 직접 부른 ‘우리’와 ‘취한 밤’이다.
토이 앨범에서 유희열의 목소리를 듣기란 쉽지 않다. 그는 항상 작사·작곡, 프로듀싱에 능력을 다 했다. 대신 가수 김연우, 김형중, 조규찬 등 객원 보컬을 훌륭히 활용해왔다. 그런 유희열이 직접 마이크를 잡았다. 이유가 무엇일까?
지난 13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ICL빌딩에서 열린 7집 앨범 발매 기념 음악 감상회에서 유희열은 우리와 취한 밤이란 곡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라는 노래는 원래 마지막 곡으로 정해놨었다. 청춘의 느낌을 담고 싶었다. ‘리셋’과 함께 나의 개인적인 상황이 담긴 곡이다. 원래는 편곡이 안 돼서 버려질 상황에 처했지만 가수 신재평의 편곡 덕분에 곡이 다시 살아났다.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앨범의 끝맺음을 하는 느낌이 들어서 감동적이다”라고 말했다.
취한 밤이 고(故) 신해철을 생각하며 만든 곡이라는 것은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유희열은 “(고 신해철의)소식을 듣고 작업을 다 접었다. 술을 잔뜩 먹고 취해서 집으로 돌아왔다 이 직업이 잔인하게 느껴지는 게 해철 형은 세상을 떠났는데 나는 곡을 쓰고 있다. 신해철 형은 해철이 형다웠다. 아무도 나를 모를 때 나를 ‘음악 도시’에 출연시켜 줬고 세상과 소통시켜줬다”고 밝혔다.
앨범에 있는 모든 노래가 그렇겠지만 두 곡은 유희열에게 특별한 의미로 비친다. 자신의 목소리를 담아야 하는 이유가 분명했다. 대중도 반가워했다. 한 네티즌은 “앨범을 끝까지 들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유희열의 목소리”라며 “담백한 음색이 제일 토이답다”고 평했다.
팬들이 기다린 것은 화려한 객원 보컬들이 가득한 토이 7집이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하는 유희열의 목소리일지도 모르겠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