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45) 대표가 소속 연예인들이 연루된 사건·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그러나 공개적인 해명에도 여론은 좋지 않다.
1일 방영된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 한가’는 차세대 리더와 청년들의 대화 특집으로 꾸며졌다. 지난주 양현석편 예고가 방송되자 시청자들의 이목은 한곳에 쏠렸다. 그가 ‘소속 연예인들의 사고에 관해 얼마나 입을 열 것인가?’ 하는 의문이었다.
◆양현석의 사과는 진정성이 없었을까?
양현석은 “일단 먼저 창피하다”며 “안 일어나도 될 일들이 일어났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 관리를 좀 더 철저하게 했었어야 했는데 스타가 되면 본인에게 엄격해져야 한다는 걸 아직 어린 친구들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다만 한 번의 실수와 잘못은 포용해주려 하지만 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일은 없도록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어 “공식적인 사과를 하진 못했지만 자숙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송 이후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진정성이 없는 사과”라며 비판했다. 네티즌들은 “저걸 사과라고 봐야 하나” “사고 친 연예인들이 결코 어리지 않다. 모두 성인이다” “자숙? 해외 활동이 언제부터 자숙이었나” “어물쩍, 어물쩍. YG의 특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론이 이토록 악화된 이유는 그간 YG의 행보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지난 7월 투애니원의 멤버 박봄이 2010년 마약류인 암페타민 82정을 밀반입한 것이 뒤늦게 알려졌을 때나 2011년 빅뱅의 지드래곤이 대마초 사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을 때도 YG는 적극적인 해명 없이 이들의 해외활동을 도왔다. 해당 연예인들은 “자숙도 없이 뻔뻔하다”는 네티즌의 쓴소리를 지금도 듣고 있다.
◆유희열은 왜 출연했을까?
불똥은 유희열에게도 튀었다. 양현석에게 민감한 질문을 던진 이는 청년들이 아니라 유희열이었다. 그는 힐링캠프에 출연해 양현석에게 “최근 들어 YG가 사건·사고의 아이콘이 되어가고 있다. 대표로서 너무 관리가 소홀했던 것 아닌가?” “YG에서 사건·사고가 일어났을 때 조용히 잘 넘어간다. 정·재계 인맥이 대단하다는 소문이 있다고 들었다”는 질문을 했다. 방송에서 유희열의 활약은 두 질문을 제외하고 없었다. ‘보조’로 등장한 그의 역할이 궁금한 것은 일부 시청자들만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최근 SBS ‘일요일이 좋다-서바이벌 오디션 K팝스타 시즌4’에 심사위원으로 출연하고 있다. 양현석과 유희열은 K팝스타 시즌3에도 박진영과 함께 심사를 봤다. 어쩌면 유희열의 등장에 K팝스타가 연상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SBS가 자사 프로그램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지적을 피해 갈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힐링캠프는 ‘해명’ 캠프?
양현석은 이미 2012년 5월 힐링캠프 44회에 출연해 본인의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럼에도 재출연 한 것에 “시끄러웠던 YG 사고에 SBS가 해명의 장을 마련해준 것 아니냐”는 추측까지 돌고 있다. 그동안 “SBS와 YG엔터테인먼트의 사이가 긴밀하다”는 주장은 네티즌 사이에서 꾸준히 있었다. YG 소속 가수의 복귀 무대는 SBS의 독차지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힐링캠프가 게스트 고갈에 시달린다는 지적도 있다. 힐링캠프는 2011년 7월 첫 방송 이후 160회를 방영했다. 접하기 힘들었던 유명인사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호평을 받았지만 물의를 일으킨 연예인들의 ‘해명 캠프’로 변색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비슷한 포맷의 토크 프로그램이었던 MBC ‘무릎팍 도사’의 전철을 밟는 것이 걱정이라는 의견도 있다. 무릎팍 도사는 개그맨 조혜련이 출연해 기미가요 논란에 해명하는 등 연예인들에게 면죄부를 준다는 논란을 빚었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