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이 방송통신위원회 2013년도 방송 평가에서 종합편성채널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4일 국내 153개 방송사업자를 대상으로 벌인 평가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방송 편성과 내용, 운영 3분야를 채점해 점수로 매긴 겁니다. TV 조선은 700점 만점 중 543.48점을 받았습니다. 특히 어린이 프로그램 편성실적 개선에서 15점을 획득했습니다. 다른 종편패널인 ‘MBN’은 540.01 점, ‘JTBC’ 534.72점, ‘채널A’ 519.73점을 기록했습니다.
그러나 평가 결과가 공개되자 “납득할 수 없다”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방송평가위원장을 맡았던 김재홍 의원은 4일 전체회의에서 “TV조선이 어린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프로그램 시간이 새벽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어린이들이 보기 힘든 새벽 시간에 프로그램을 편성했음에도 편성 비율만 보고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아이러니하다는 겁니다.
실제 TV조선이 방영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은 ‘금비공주와 호야의 천지무공’ 한 가지입니다. 개그 에피소드를 보며 한자 공부를 할 수 있게끔 만들어졌습니다. 오늘도 방송됐습니다. 새벽 3시50분에 말이죠.
소식을 들은 네티즌들도 당혹스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한 네티즌은 “부모님 따라 새벽기도 가는 어린이들도 그 시간에는 안 일어난다”고 꼬집었습니다. 또 “누구를 위한 편성인가” “새벽에 어린이 프로라니. 누가 봐도 보여주기 식 편성 아닌가요?” “어이가 없다” “채점 기준부터가 잘못된 것 같네요” 등의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방송평가는 방송의 공적 책임 확보와 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위해 시행됩니다. 앞으로 방송사업자 재승인·재허가 심사에도 30~40%의 높은 비율이 반영됩니다. 공정하고 현실성 있는 잣대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시청자의 눈보다 정확한 방송 평가가 있을까요? 다음 평가는 대중들도 이해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길 바랍니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