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이전 정권에서 6~7차례 시행했던 특별사면을 1번밖에 시행하지 않는 등 사면에 인색했던 박근혜 정부가 특사를 할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렇게 되자 누구보다도 속이 타는 건 최태원 회장이 감옥에 들어가 있는 SK다. 누구보다도 회장님의 특별사면을 간절히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최 회장은 450억원대의 배임, 횡령 혐의로 구속된 뒤 2년여를 복역 중이다. 역대 재벌 총수 중 최장수다. 아직도 형기는 2년여 남았다.
최 회장은 2008년 이명박 정부 당시 분식회계와 부당 내부거래 등으로 징역을 선고받았다가 8.15 특사로 사면된 바 있다. 그러다가 불과 두 달여만인 10월, 회삿돈을 빼돌려 개인이 유용한 혐의로 징역을 선고받았다.
회장님을 구명하기 위해 SK는 최근 사회적활동을 크게 늘리는 등 백방으로 뛰고 있다. 함께 복역 중인 김승연 한화 회장이 아들을 대신 내세우며 조용한 행보를 보이는 데 비해 최 회장은 감옥에서도 사회공헌 등을 통해 활동을 활발히 했다.
올해 들어 SK행복나눔재단을 통해 사회적기업을 후원하고, 정부 시책에도 적극 동참했다. 심지어 공정위로부터 질타를 받아온 옥상옥 지배구조도 해소했다.
재계에서는 이런 움직임을 두고 특별사면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고 평가해왔다. 그러나 최 회장이 특별 사면을 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또 다른 일로 기소가 된 것은 반성의 기미가 없다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최 회장에 대한 국민감정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나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최 회장 가석방을 언급한 바 있지만, 거센 비난에 맞닥뜨린 바 있다. 장하준 교수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기업 총수를) 풀어주겠다는 건 정당성도 없고 효과도 없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오너가 풀려난다면 원칙 없이 기업을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다. 이는 법치주의적인 국가 정책방향의 일관성을 해치게 된다.
SK측은 요행을 바라지 말고, 오히려 기업 경영을 챙겨야 할 때다. 최근 인수한 하이닉스를 빼고,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은 실적이 지속적으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SK측이 최 회장의 복권을 바라기 전에, 기존의 잘못된 경영 방식을 얼마나 바꾸고 노력하는지를 보여야 할 것이다. 진정성이 없다면 국민들은 납득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