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은 7월 주주총회를 거쳐 오는 9월 1일자로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합병 결의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의 지분 보유 현황이 일정부분 바뀌게 된다. 현재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한 이 부회장은 합병회사 지분 16.5%를 갖게 된다.
이 부회장의 동생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제일모직 패션부문 사장은 현재 제일모직 지분을 각각 7.8%씩 보유하고 있는데, 합병 후에는 합병회사 지분 5.5%를 보유하게 된다.
이건희 회장은 제일모직 지분 3.4%, 삼성물산 지분 1.4%를 갖고 있는데 합병 후에는 합병회사 지분 2.9%를 보유하게 된다. 이에 따라 이 회장과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의 합병회사 지분은 30.4%에 달하게 된다.
이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기준 주가에 따라 1대 0.35로 합병을 결의한 데 따른 결과다. 오너 일가 지분이 30%를 약간 초과함에 따라 공정거래법상 내부거래 규제 대상이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합병 후 16.5%의 지분을 보유함으로써 합병회사의 최대주주가 되기 때문에 이 부회장의 그룹 핵심회사에 대한 지배력도 강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지분이 0.6%에 불과하지만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구조는 '제일모직→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전기·삼성SDI→제일모직'으로 이뤄져 있다. 여기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합병하게 되면 순환출자 구조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 또는 합병회사인 삼성물산에서 삼성생명과 삼성전자를 지배하는 구조로 단순화한다.
삼성그룹의 기존 계열사 출자현황을 보면 제일모직이 삼성생명의 지분 19.3%를 보유하고 있고,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06%를 갖고 있다. 또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21%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하면, 합병회사(삼성물산)는 삼성생명과 삼성전자에 대한 실질적 지배력을 갖게 될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그룹은 그동안 제일모직 소재부문-삼성SDI 합병 결의(2014년 3월),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결의(2014년 9월), 삼성중공업-삼성엔지니어링 합병 무산(2014년 11월), 삼성SDS 상장(2014년 11월),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 한화그룹으로 매각 결정(2014년 11월), 제일모직 상장(2014년 12월) 등 일련의 재편 작업을 진행했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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