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유통 대기업들이 신도시에 쇼핑몰이나 아웃렛을 출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높아진 부동산 가격과 백화점의 성장세 하락, 자동차 보급으로 높아진 접근성, 골목 상권과의 갈등 회피 등이 꼽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신세계, 현대가 송도, 청라, 하남 등 서울 근교에 아웃렛을 유치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수도권과 가까운 신도시에 진출한 것이 눈에 띈다.
인천 송도에는 롯데와 신세계, 현대가 ‘쇼핑몰 대전’을 벌일 예정이다. 송도 현대아울렛이 먼저 문을 열며 신호탄을 쐈다. 롯데와 신세계가 왕복 8차로 도로 사이를 두고 신경전을 벌일 예정이다. 신세계는 인천 청라와 하남, 고양과 안성에도 대규모 복합쇼핑몰을 낼 계획이다. 백화점과 영화관, 키즈테마파크와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갖췄다. 롯데는 서울에서 비교적 외곽이며 최근에 개발된 상암과 은평뉴타운에 대규모 쇼핑몰을 세운다.
이들이 신도시에 자리잡는 이유는 뭘까. 우선 부동산 가격이다. 부지를 매입해 건물을 올려야 하는 오프라인 유통의 특성상 부동산 가격은 매우 중요하다. 도심의 경우에는 부동산값이 많이 올라 쉽게 투자를 결정하기가 어렵다. 매물이 잘 안 나오기도 하고 이미 백화점이 아니어도 지역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유통업체의 특성상 주차장이 마련되어야 하는데 그렇게 큰 부지를 마련하기도 쉽지 않다.
신도시의 경우에는 아직 개발이 안 돼 부동산 가격이 도심보다 저렴하다. 신도시 개발업자들도 유통업체 유치에 적극적이다. 흥행이 어떤 유통업체를 모셔오느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좀 더 유리한 조건에 들어갈 수 있다. 처음부터 유통업체 입점을 고려하면서 개발계획이 진행되기 때문에 접근성이 좋다.
도심의 경우 기존 상인과의 마찰도 부담이다. 이미 상권이 개발된 도시의 경우 기존 상인들이 매출 하락을 우려해 비판적인 접근을 취하기도 한다. 불과 3년 전 유통대기업의 슈퍼슈퍼마켓(SSM)의 진출에 상인들이 집단행동을 취하기도 했다. 해외 유명 브랜드를 가져오는 경우 주변 상가와 겹칠 수도 있다.
아웃렛이나 쇼핑몰 형태를 선호하는 이유도 간단하다. 아웃렛 대신 백화점 형태로 진출하기에는 백화점의 성장세가 확연히 줄고 있다. 백화점 구색인 고가 브랜드들의 매출이 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아웃렛은 해외 명품 브랜드의 할인 행사를 통해 고객들을 끌어온다. 국내 제품들도 아웃렛 제품을 따로 만들어 저렴한 가격에 유통시키기도 한다. 가격에 민감한 고객들이 아웃렛으로 몰리는 이유다. 쇼핑몰도 저렴한 브랜드들이 함께 입점해 편안한 마음으로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자동차 생활권이 일상화되고 소비자들이 아울렛형이나 쇼핑몰형 점포에 익숙해진 것도 한몫한다. 도시와 가까운 신도시는 비단 신도시 거주민뿐 아니라 도심 거주민까지 커버한다. 야외 드라이브를 하다가 오는 경우도 생긴다. 가족과 함께 놀이동산에 가는 것처럼 놀러 쇼핑몰에 가기도 하는 문화가 자리잡았다. 이 때문에 넉넉한 부지에 쾌적한 쇼핑 환경을 제공해 가족단위 고객을 모시려는 업체들이 많아지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부지를 사 놓고 어떤 형태가 좋을지 고민한다”며 “최근 백화점의 성장세가 낮고 소비자들이 쇼핑몰에 와 쇼핑과 오락, 휴식을 함께 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트렌드를 반영해 한 건물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교외 아웃렛이나 쇼핑몰 형태로 낙점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