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적자에도 투자를 이어온 소셜커머스가 이제는 돈을 벌려고 칼을 갈고 있다. 소셜커머스 3사가 업계 1위 쿠팡의 전략인 수익성 높은 직매입에 오픈마켓을 더하는 구조로 변모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유치가 어려워지면서 손 가는 데가 많은 ‘핫딜’보다 단순하고 수익을 낼 수 있는 오픈마켓을 더하는 구조로 가고 있는 것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자체배송을 제공하는 직매입을 늘린데 이어 오픈마켓을 양대 축으로 해나갈 예정이다. 이미 쿠팡의 직매입 비중은 80%를 넘어가고 있다. 대신 핫딜 등 업체와 함께 도입하는 손님 끌기이자 수익성이 적은 방식은 순차적으로 줄여간다. 쿠팡 관계자는 “딜은 점차 종료시키고 직매입과 오픈마켓을 양대 축으로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핫딜 형태는 업체와 함께 가격을 조정해서 저렴한 가격에 파는 형태로 소비자의 눈길을 사로잡지만 판매자들의 상품을 모두 책임져야 하고 노력에 비해 이윤이 크게 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직매입 구조는 자체 매입을 통해 채널 스스로가 판매자가 되는 것으로, 업체로부터 물품을 사서 판매하는 중간사업자가 돼 이윤을 챙길 수 있다.
다른 소셜커머스도 ‘쿠팡 따라잡기’로 보일까봐 크게 드러내지 않지만 직매입 서비스를 늘리고 있다. 티몬도 지난 6월 직매입 서비스인 ‘슈퍼마트’를 도입한 지 1년이 됐다. 위메프도 가장 늦게 지난해 말 위메프플러스를 론칭하면서 약 5000여 가지의 상품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 쿠팡이 ‘아이템마켓’이라는 오픈마켓 형태에 공식 진출하면서 소셜커머스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오픈마켓은 판매자들로부터 수수료만 받고 장을 마련해주는 사업으로 핫딜 등 통신판매업과는 달리 통신중개업으로서 판매하는 상품에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수료를 확보할 수 있다. 이베이의 G마켓과 옥션, 11번가를 위협하는 행보다. 다른 소셜커머스도 오픈마켓 형태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렇게 소셜커머스가 수익사업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은 자금 유치가 어려운 상황에서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내부의 사정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소셜커머스는 최근 잇따라 투자 유치에서 실패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지난해 쿠팡이 소프트뱅크로부터, 위메프가 넥슨지주사인 NXC로부터, 티몬이 올해 초 NHN으로부터 유치를 받았지만 수익이 마이너스인 만큼 투자자를 계속 유치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올해에는 눈에 띄는 투자유치가 NHN 한 곳뿐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은 이미 물려 이제는 해외 투자자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이에 따라 대기업 자본의 소셜커머스의 인수 이야기도 조금씩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가 어려워지면서 점차 수익성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