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애프터서비스(A/S)에 구멍이 뚫렸다. 일부 소비자들은 불안감까지 호소하고 있다. 공기청정기 항균필터를 교체하는 A/S과정에서 흡입독성물질이 함유된 필터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흡입독성물질이 함유된 3M 향균필터를 애프터서비스(A/S) 당시 교체형으로 제공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3M의 향균필터는 호흡기질환을 일으키는 물질로 분류된 옥틸이소티아졸린(OIT)가 포함돼 있다.
21일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 공기청정기 모델에 기본으로 장착된 필터는 OIT 필터가 아니지만 서비스자재로 들어왔다"며 "이 필터를 장착한 에어컨 모델명을 찾아 공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에 따르면 공기청정기에 최초 출하 시 들어간 필터는 3M 향균필터가 아니지만 애프터서비스 시에 제공된 필터 중에 문제의 필터가 섞여 들어갔다.
구멍 뚫린 A/S로 삼성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다, 필터 교체 서비스를 받은 고객들의 경우 안심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이미 사용하다 서너 번 필터 교체 서비스를 받았다면 그 중에 문제의 3M 향균필터가 들어 있을 가능성도 짙다.
삼성전자는 향균필터 여부를 확인하는 데 오랜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 벌써 환경부가 OIT 검출 여부를 조사하고 해당 업체들에게 3M 필터로부터 입수한 납품사실을 공개한 지 하루가 지났는데도 정확한 모델명을 설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공기청정기를 쓰고 있는 소비자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삼성전자 A/S 센터에는 전화 질문이 폭주하고 있고, 가정에서 공기청정기 사용을 중단하는 경우도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삼성 측의 필터 무상교체 등이 아직 이뤄지지 않으면서 더욱 초조함이 커지고 있다.
삼성 공기청정기를 사용하는 한 소비자는 "뉴스가 나온 이후 공기청정기를 가동하지 않는다"며 "가습기 살균제 같은 사건이 우리집에서 일어난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며 삼성 측에 배신감까지 느낀다"고 토로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순 3M 향균필터를 장착한 쿠쿠전자와 대유위니아 공기청정기에서 OIT가 검출되며 불거진 안전성 문제에서 "자사 공기청정기는 필터를 자체 기술로 제작하기 때문에 OIT와 무관하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모델명 확인에 시간이 걸리는 것 뿐이지 3M 필터 무상교체를 곧 실시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