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재계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재계 총수들이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조기 인사를 단행하고 조직문화를 새롭게 바꾸는 등 실험을 지속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과 CJ, SK그룹 등은 빠른 승진 인사와 수시 조직 개편을 통해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 조직 쇄신으로 새 바람을 불어넣자는 노력으로 읽힌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지난 10일 창립기념일을 맞아 사장단 수시 인사를 통해 조직을 재정비했다. 삼성과 방산계열사 빅딜을 이끈 금춘수 경영기획실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등 각 계열사 대표의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김 회장은 이날 창립기념사를 통해 젊은 생각을 일깨워야 한다고 강조하며 기업문화 쇄신을 당부했다. 이에 따라 승진 시 1개월 안식월과 유연근무제, 직원의 경력관리를 도와주는 잡마켓과 정시퇴근제도 등을 도입해 조직문화를 글로벌 문화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삼성으로부터 넘겨받은 방산계열사도 사업조정을 통해 효율화에 나섰다.
이재현 회장이 복귀한 CJ그룹도 지난 9월초 50명에 대한 승진인사를 조기 실시했다.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이사를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하고 CJ대한통운 박근태 공동 대표이사를 총괄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CJ그룹은 이번 인사에 대해 지난 3년간 보류됐던 임원 승진 인사를 확정하고 사업을 재정비하며 계열사별 책임경영을 더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CJ그룹은 최근 동양매직과 맥도날드의 M&A에도 나서는 등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공격 경영을 실시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이달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린 CEO세미나에서 “성과 창출을 위해서는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켜야 한다”고 인적 조직문화의 쇄신을 주문한 바 있다. SK그룹은 최근 회사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기존 직위 제도를 3단계로 축소하고 직위별 체류 기간을 없앴다. 인재라면 30대에도 임원이 되게 하고, 직급 제한 없이 성과를 창출한 직원에게는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로 했다.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도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가 일어난 지난 10일 HR콘퍼런스를 열고 경력개발 단계 직급제의 도입과 스피드 보고문화 등 혁신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갤럭시노트7 사태의 수습을 위해 조기 인사가 단행될 가능성도 높게 점쳐지고 있다. 롯데그룹도 검찰 수사가 마무리되면 조기 인사와 조직 개편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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