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5’ 부진이 낳은 갈등

LG ‘G5’ 부진이 낳은 갈등

기사승인 2017-02-15 11:59:40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스마트폰 ‘G5’ 판매 부진으로 심각한 적자를 본 LG전자가 이번엔 부품 하청업체들과의 갈등으로 진땀을 빼고 있다. 자금난에 직면한 2차 하청업체들이 LG전자에 적극적 해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15LG전자 G5 금속 케이스 제조를 맡은 2차 하청업체 9개사로 구성된 ‘LG전자갑질피해대책위원회에 따르면 LG전자가 1차 하청업체인 한라캐스트 관리를 부실하게 해 2차 하청업체가 250억원 상당의 손실을 입게 만들었으며 완제품 납품을 부당하게 거부해 유동성 위기에 처하게 하는 등 G5 불량 손실을 하청업체에 전가했다.

발주자인 LG전자의 불량 설계로 G5 금속 케이스 양품수율이 초기 20~25% 수준에 불과해 하청업체들의 매출 감소 원인이 됐으며, LG전자가 G5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말 발주량을 급격히 줄인 결과 한라캐스트의 매출액이 월 평균 110억원에서 30억원 이하로 떨어지는 등 연쇄적인 자금난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LG전자가 제시한 예측생산 물량에 따라 현재 공정에 들어간 약 32만개 물량도 구매가 늦어지면서 유동성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 관계자는 “LG전자의 행위로 약 20개 협력사 수백명의 직원이 피해를 입었다피해를 본 2차 하청업체를 성실한 자세로 구제하라고 촉구했다.

경영악화와 함께 경영개입도 논란이 되고 있다.

LG전자가 한라캐스트에 요청한 사전 물량분에 대해 필요한 색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발주를 진행하지 않았다는 주장과 직접 계약 상대가 아닌 2차 하청업체들에게 메신저 단체 대화방 등을 통해 업무 지시를 내렸다는 부분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2차 하청업체 측에서는 직접 계약 상대방이 아닌 2차 협력사에까지 업무 지시는 내리는 것은 경영 개입이라는 논리로 LG전자의 책임을 강조했다.

업무 지시에 대한 근거로 2차 하청업체 측 변호사가 제공한 메신저 대화 기록에 따르면 지난해 31일 오전 142분경부터 LG전자 구매 담당자로 추정되는 이가 1, 2차 하청업체 측을 상대로 “CNC1(공정) 재공이 없던데 CNC2차와 교차 생산 안됩니까”, “실적 미달 협력사는 컨퍼런스콜 실시하겠으니 대표님 참석하세요등의 메시지를 보내고 상대방에서 품질안정화 중이다”, “가능한 빨리 목표 CAPA(수량) 올리겠다고 답변하는 내용이 확인됐다.

LG전자 관계자는 생산 스케줄에 따라 발주한 물량 생산, 구매가 진행 중이다. 예측물량으로 생산된 재고 전량도 소진할 계획이라며 메신저 부분은 제품 출시가 임박한 상황에서 담당 직원이 긴급하게 상황 파악에 나섰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정위 기업거래정책국 제조하도급 담당자는 메신저 등을 통한 지시가 있었다면 경영활동 개입 가능성을 문제 삼을 여지는 있다면서도 실제 과거 사례에 비춰보면 원청업체의 2차 하청업체에 대한 직접적 경영개입 관계를 입증하는 데는 보다 결정적인 증거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