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남원의 한 주택에서 숨진 채 발견된 A씨(71)와 아들 B씨(37)가 장례비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4일 남원경찰서에 따르면 부자의 시신이 발견된 방에서 현금 121만원이 든 봉투가 발견됐다. 봉투 겉면에는 ‘집주인 할머니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 이 글은 B씨가 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들에게 밀린 월세가 없는 점 등을 감안, 자신들의 장례비용을 남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해당 금액은 추후 이들의 장례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A씨와 B씨는 3일 오후 1시16분 자택에서 누운 상태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방에서는 번개탄을 피운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숨진 지 한 달 정도 지난 것으로 봤다.
A씨는 10년 동안 대장암으로 투병 중이었고, B씨는 우울증을 앓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년 전 대장암 수술을 받은 아버지를 B씨가 간병하고 있었다. B씨는 지난 2013년 남원시청에서 자활근로를 하며 돈을 벌었으나 아버지 간병을 위해 6개월 만에 일을 그만두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이 생활고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도현 기자 dobest@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