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이 9일 리비아 납치 사건에 대해 “정부에서 엠바고를 건 것이 아니냐는 루머가 돌고 있다”면서 조속한 사실 확인을 촉구했다.
김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외신들이 지난 7일 리비아에서 수급시설 기술자들 네명이 납치되었고 이 중 3명이 필리핀인이며 한명이 한국인이라고 보도했다. 리비아 당국 관계자가 전한 것이라고 출처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이어 “국내에서도 이 같은 외신보도가 나왔다면서 인터넷상에서 내용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한국인 납치 여부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에서 ‘엠바고’란 표현을 쓰자 포털사이트와 국내 커뮤니티 등에서는 현 시점에서 엠바고가 왜 문제가 되는지 의아한 반응을 보였다.
‘엠바고(embargo)’란 보도 시점 유예 내지는 시한부 보도 중지 등을 일컫는다. 정부부처나 업체 등에서 즉시 알려져선 안 되는 내용의 보도에 대해 언론에 ‘보류’를 요청하는 일종의 관행이다.
외교부는 종종 납치·피랍 사건에 엠바고를 걸 때가 있다. 납치 사건이 언론을 타고 일반에 알려지면 ‘빨리 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납치범의 일방적인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포로로 잡힌 민간인의 가족 등에게 극도의 불안감을 심어줄 수 있다. 바른미래당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지적하며 “국내 네티즌과 리비아 파견 기술자 가족들이 불안해하고 있다”고 평가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외교부 등 정부 당국은 신속하게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진위 여부를 국민께 소상히 알려드려야 한다. 진작 이뤄졌어야 할 일인데, 늘 국민의 요구가 있어야만 그제야 뒤늦게 움직이니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한편 리비아 물사업 시설인 ‘인공 하천 프로젝트’ 본부가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 밝힌 사건 개요에 따르면 이번 납치사건에 한국인은 포함돼있지 않다. 본부는 무장 괴한이 수도 트리폴리에서 남동쪽으로 1500㎞ 떨어진 타제르보 급수시설을 급습해 리비아인 직원 기술자와 경비원 2명을 살해하고, 다른 경비원 2명을 납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