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국제도시의 악취 주범이 인천시의 환경시설관리 부실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인천시 연수구는 17일 구청 영상회의실에서 기자설명회를 개최해 최근 송도자원순환센터에 진행한 악취원인 파악을 위한 정밀조사를 벌인 결과 악취의 주범은 인천시의 환경시설관리 부실이라고 발표했다.
송도자원순환시설은 생활폐기물과 하수슬러지를 고형연료 제품으로 제조하는 시설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지난해 12월 준공해 ㈜태영건설, 동우개발(주), 원광건설(주), 풍창건설(주), 브니엘네이쳐(주)와 공동운영 위탁협약을 맺어 지난 3월부터 가동되고 있다.
연수구에 따르면, 지난 4월 30일 발생된 분뇨, 역겨운 냄새는 당일 오후 10시경과 5월 1일 오전 5시경 2회에 걸쳐 악취를 제거하는 탈취로에 이상이 생겨 약 2시간 동안 정상온도인 750℃보다 낮은 400℃ 이하로 운영돼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올해 첫 번째 집단악취 민원(55건)이 발생한 날로 최초신고 30분 전으로 당시 풍향은 남서 및 서남서, 풍속 1.3m/s 이하이며, 3~5km 떨어진 민원발생지역에 악취 도달시간으로 유추된다.
날씨도 박무현상과 이슬비가 내렸고, 악취유형도 분뇨, 역겨운 냄새로 자원순환시설에 반입되는 하수슬러지 건조 시 발생되는 냄새와 유사한 것으로 판단돼 연수구는 송도자원순환시설을 당일 악취의 원인으로 파악했다.
해당 시설을 운영하는 ㈜태영건설은 탈취로 이상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다음날 늑장 보고했으며 인천경제청은 관련 법령이 없다며 연수구에 알리지도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고남석 연수구청장은 “악취 문제 해결을 위해 송도지역 내 기업체들과 주민들이 발 벗고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당사자라고 할 수 있는 인천경제청이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었다는 점이 충격적”이라며 “이는 송도국제도시 주민들을 기만한 행위”라고 말했다.
연수구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에 이 같은 사항을 전달하고 악취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며 악취방지시설 보강과 모든 악취 배출구에 원격감시시스템(TMS)를 부착해 이상여부를 투명하게 관리하도록 요청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연수구는 인천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 인천환경공단 송도사업소 내에 집중돼 있는 음식물자원화시설, 소각시설 등에 대해서도 악취제거와 시설물 관리에 철저를 기하도록 요청했다.
연수구는 악취 측정망 확충과 전담 감시요원을 배치해 24시간 악취감시를 실시하며, 인천시와 협조해 이번 추경예산으로 구입하는 실시간 악취분석 차량을 연수구에 우선 배치해 위법사항 발견 시 강력한 행정조치를 할 예정이다.
고 구청장은 “악취시설의 효과적인 관리·감독을 위해 악취관리지역 지정이 꼭 필요하다”며 “송도자원순환센터와 같이 악취 의심 시설에 대해선 정밀조사를 통해 악취원인을 지속적으로 제거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연수구는 지난달 8일 발생한 악취에서 아세트알데히드가 검출된 것을 단서로 시설개선 조치를 요구했지만 인천환경공단 송도사업소는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개선하지 않고 있다.
인천=이현준 기자 chungsongha@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