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안양시 덕현지구 재개발 현금청산자 측이 조합과의 갈등으로 시청 현관 앞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지만(본보 1월 30일자) 양측의 이견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 거기다 안양시의 중재에 불만이 팽배해 양측의 분쟁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현금청산자 측은 8일 "지난 3일 시장이 단식농성 현장을 방문해 설 명절을 보낸 후 면담을 통해 해결의 실마리를 찾자고 해서 단식을 중단하고 7일 오전 시장과 면담했으나 원론적인 대화만 오고 갔을 뿐 전혀 진전이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직자들이 설 명절을 보내고자 우리를 현혹시켰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기에 7일부터 우리들의 뜻이 관철될 때까지 단식농성에 재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현금청산자 측에서 요구하는 조건은 거의 다 들어 주었다고 생각한다"면서 "현 조합장도 자신의 직을 걸고 현금청산자들에게 합의금 환수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했는데 더 이상 어떻게 중재를 해야 하나”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나 현금청산자 관계자는 “우리는 현 조합장이 말을 믿지 못하니 안양시가 현 조합장으로 하여금 말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해야 한다”며 시의 입장을 반박했다.
현금청산자측 대표로 9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호영 목사도 “'전국 최초로 찾아보기 힘든 조합 측과 현금청산자 측간의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냈다'며 시장과 함께 사진을 찍고 보도자료까지 유포한 시에서 끝까지 책임을 지라는 것”이라며 시의 책임론을 주장했다.
그는 또 “여기 보면 재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집을 빼앗기다시피 나온 어르신들이 대부분이다. 이 분들에게 또 다시 가슴에 피멍을 안긴다는 것이 말이나 되는가”라며 “현 조합과 시는 이들이 가정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올바른 판단을 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현금청산자 측은 현금청산자들에 대한 환수 요구가 되살아날 수 있는 해임된 전 조합장에 대해 현 조합 측이 현금청산금 부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묻지 않을 것과 아직 미해결된 2가구에 대한 조속한 청산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