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문화예술재단이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마련한 뮤지컬 공연 '광야(廣野)'가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양시문화예술재단이 9일 아트센터 관악홀에서 '광야' 공연을 마친 뒤 관람객들 사이에서 작품성과 무대구성 등에 문제를 제기하며 "3·1운동 100주년 기념작으로는 다소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것.
특히 신채호 선생과 박자혜 여사의 가족 독립운동사와 이름 모를 독립투사들을 다르면서 위안부 문제가 불쑥 튀어나오고, 광복 후 반미특위의 친일청산 무산 과정이 공연시간(약 100분) 속에 다 그려내기엔 무리가 있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관람객은 “광야라는 타이틀에 걸맞지 않게 무대 구성과 관객들에게 감동을 주는 면에서 부족함이 많았다고 생각한다”며 “주제의 흐름도 너무 많은 역사적 흐름을 짧은 시간 내에 담고자 하는 의도는 이해되지만 전체 공연시간과 안배되지 못해 작품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다른 관람객도 “3·1절 100주년 기념작이라 기대가 많았는데 전체적 극의 전개에 있어 마무리 부문이 엉성했다는 느낌이었고, 무대구성도 너무 간결한 아쉬움이 남는다”며 “배우들의 발성도 중간 중간 톤에 문제가 생기는 등 연습시간이 적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구성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재단 관계자는 “적은 예산(4500만원)으로 작품을 꾸미다 보니 약간의 미스는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렇지만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독립투사들의 숭고한 희생을 후손들에게 알리겠다는 뜻으로 올린 작품으로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아트센터 전석(2500석) 매진을 기록한 이번 공연은 3·1운동 당시 일본 순사에 잡혀가 고초를 겪던 박자혜 여사가 우여곡절 끝에 풀려나 단재 신채호 선생을 만나 가정을 꾸리고, 이후 신채호 선생이 만주 광야에서 독립운동을 하며 조국광복을 위해 노력하다 일본군에 잡혀 옥고를 치르다 운명을 달리하는 과정과 해방 후 친일세력에 대한 청산을 이루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담았다..
특히 박자혜 여사가 신채호 선생의 옥바라지를 하며 두 아들을 돌보다 광복을 보지 못하고 숨을 거두고 마는 비극적 삶을 살았고, 신채호 선생의 노비였던 가상인물 지덕균과 천순옥을 통해 민초들의 삶과 독립운동에 희생된 이름 없는 독립운동가를 그렸다.
한편 뮤지컬 광야를 주관한 색동문화예술원 이현수 총기획단장은 “안양 공연을 시작으로 전국 순회공연을 통해 3·1운동의 숭고함과 이름 모를 독립투사들을 기릴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안양=최휘경 기자 sweetchoi@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