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최근 4년간 카드사 제휴를 통해 2조원에 가까운 항공 마일리지 판매 수익을 낸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사는 그간 항공 마일리지 제공을 '무상 서비스'라고 주장해왔으나 이처럼 카드사를 통한 마일리지 판매로 사실상 수익사업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부터 2019년 8월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국내 19개 전업·겸업 카드사에 마일리지를 판매해 얻은 수익은 모두 1조8079억원에 달했다.
대한항공은 17개 카드사에 약 789억1986만 마일리지를 판매해 1조1905억원 수익을 냈다. 이어 아시아나항공은 18개 카드사에 562억195만 마일리지를 판매해 6172억원 수익을 올렸다.
카드사는 항공 마일리지 적립이 가능한 신용·체크카드 이용 고객에게 항공사에서 미리 구매한 마일리지를 지급하고 있다. 카드 포인트를 항공 마일리지로 전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항공사는 그간 항공 마일리지 제공을 ‘무상 서비스’라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처럼 카드사를 통한 마일리지 판매로 사실상 수익사업 도구로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항공사는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10년으로 정하고도 소멸 시효 정지에 관한 내용을 약관에 포함하지 않아 공정거래위원회가 위법성 여부를 검토 중이다.
고용진 의원은 “항공사는 마일리지 판매대금을 제휴 카드사로부터 선납 받아 마일리지를 발행할수록 수익이 커지는 반면 소비자의 항공 마일리지 사용은 제약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항공 마일리지 유효기간을 없애고 마일리지·현금 복합결제를 허용하는 등 소비자가 권리를 쉽게 행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