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투자회사가 한국의 주식시장이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 때문에 증시와 주식형 공모펀드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에 정상화를 제안했다.
돌턴인베스트먼트 임성윤 연구원(시니어 애널리스트)은 최근 법무법인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 및 국회에 드리는 제안-상장 주식시장 및 주식형 공모펀드 정상화’ 서한을 정부와 국회에 보냈다고 5일 밝혔다.
임 연구원은 서한에서 “국민의 자산 증식을 위해서는 상장 주식과 주식형 공모펀드가 기본자산 중 하나가 되고 사모펀드는 부가적 역할을 하는 것이 자연스러운데, 한국은 반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그는 “(상장사들의) 비효율적 투자와 낮은 주주 환원 등으로 발생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 때문”이라며 “한국 상장기업들이 종종 지배주주 이익만 우선하고 비지배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침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최근 논란이 된 사모펀드 관련 이슈들은 대한민국 주식시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주식형 공모펀드가 활성화하지 못한 기형적인 면이 근본적 원인”이라며 “한국 투자자들이 저평가된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와 사모펀드는 피하고 고평가된 해외주식 투자를 확대하는 것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 연구원은 한국 자본시장의 특징을 경제 수준에 비해 전체 펀드의 규모가 작고, 사모펀드보다 공모펀드 규모가 작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전체 펀드의 규모는 총생산(GDP)의 66%인 데 반해 한국 펀드는 GDP의 33%에 불과하다. 한국 사모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공모펀드보다 약 65% 많다. 주식형 공모펀드 규모는 GDP의 3% 수준으로 세계 시장(약 25%)보다 훨씬 작다.
임 연구원은 또 “정부 차원에서 기업들이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도록 세부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한국 경제가 성숙기에 접어들어 효율적으로 활용해 투자 대비 이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990년대 말부터 한국에 투자해온 돌턴인베스트먼트는 미국 투자회사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에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회사다.
올해 2월에는 한국의 KCGI, 밸류파트너스자산운용 등 주주행동주의를 지향하는 업체들과 함께 한국 정부에 서한을 보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결을 제안한 바 있다. 그 해법으로 전자투표제, 누적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회 선거 분리, 주식 의무공개매수 시스템 도입, 대주주 배당소득세율 인하 등을 제시했다.
유수환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