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피린이 대장암 세포를 죽인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화제가 됐다. 그러나 국립암센터 교수는 “밑져야 본전이니 먹어보자라는 식으로 복용했다가는 오히려 더 큰 출혈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8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한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이 연구 결과를 가지고 아스피린이 대장암 치료 효과를 보였다라고 해석하면 절대 안 된다”며 “동물 실험에서 효과를 보였던 굉장히 많은 약들을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해 보면,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너무 커서 실패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고 지적했다.
또 “아스피린은 출혈이 잘 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다. 자칫해서 아스피린을 많이 복용했다간 위벽에서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기 교수에 따르면, 이 연구는 미국 시티 오브 호프(City of Hope) 연구소의 암 전문의 아하이 고엘 박사 연구팀이 진행한 생쥐 실험 결과이다. 연구팀은 4종류의 대장암 세포주(cell line)로 대장암을 유발시킨 쥐들에 3가지로 용량을 달리해 아스피린을 투여했다. 그리고 암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아스피린을 투여하지 않은 쥐의 암 조직 크기에 비해 아스피린을 많이 투여한 쥐에서의 암 조직 크기가 작아진 것이 확인됐다. 특히 연구에서는 암 세포의 사멸, 즉 자연사가 암 세포 분열보다 많아진 것에 주목했다. 쉽게 말해 암 세포의 자살(스스로 소멸)을 유도한 것이다.
그러나 기 교수는 이 연구 결과만으로 ‘아스피린이 대장암 치료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단 이 연구는 쥐에서 암 조직이 조금 줄어들었다는 것이지 완전히 사라졌다는 것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번 연구가 쥐를 이용한 실험 연구이지, 대장암에 걸린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 실험 연구가 아니다”라면서 “이 연구 결과를 가지고 아스피린이 대장암 치료 효과를 보였다라고 해석하면 절대 안 된다. 동물 실험에서 효과를 보였던 굉장히 많은 약들을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했을 때 효과가 없거나 부작용이 너무 커서 실패하는 경우가 아주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지만 아직 실험의 아주 초기 단계다. 항암치료를 관두고 아스피린만 복용하는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며 “또 아스피린은 항염증 작용이나 항응고 작용을 하는 약이다. 즉, 출혈이 잘 될 수 있다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이를 많이 복용했다가는 위 내출혈 같은 출혈이 일어날 수 있다. 그게 더 위험한 부작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은 너무 정보가 많아서 그 진위를 평가하기가 어렵다. 암에 관한 가장 확실한 정보는 국가에서 운영하는 국가암정보센터의 내용”이라면서 “전문가들이 고민해서 만든 ‘국민 암 예방수칙 열 가지’도 있다. 그 첫 번째가 금연이다. 만약에 암 진단을 받았다면 본인이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과 의지를 가지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서 본인에게 맞는 치료를 받으시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유수인 기자 suin92710@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