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이재용 부회장, 호암 33주기에서 던진 화두는

홀로서기 이재용 부회장, 호암 33주기에서 던진 화두는

"사업보국 창업이념 계승·발전···기업은 사회 희망 줘야"
汎삼성가 한자리 올해도 불발···이재현 오전 미리 다녀가

기사승인 2020-11-20 04:00:04
▲삼성총수 일가를 태운 차량이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으로 들어가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그룹 창업주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 33기 추도식에 참석해 "선대회장님의 사업보국 창업이념을 계승 발전시키자"고 강조했다.

19일 삼성총수 일가는 경기도 용인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린 호암 이병철 회장 33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이 부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총수일가와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등 계열사 사장단 50여 명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선영 바로 옆에 있는 삼성인력개발원 호암관에서 사장단과 오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서 고 이건희 회장 장례식을 함께 해준 사장단에 감사 인사를 건네며 "늘 기업은 국민경제에 도움이 돼야 하며, 사회에 희망을 드릴 수 있어야 한다는 회장님의 뜻과 선대회장님의 창업이념을 계승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창립 50주년이자 호암 32주기 때도 계열사 사장단 50여명과 오찬을 하며 호암의 유훈인 사업보국을 계승해 100년 기업의 기틀을 마련하자고 당부한 바 있다. 당시 그는 "기업을 통해 국가와 인류 사회에 공헌한다는 뜻의 사업보국은 선대 회장님의 큰 뜻이었다. 이를 이어받아 우리도 사회와 나라에 보탬이 되도록 하자"고 했다.

삼성 총수일가의 추모식 이후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삼성 계열사 사장단이 선영을 찾아 선대회장의 창업정신을 기렸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권오현 종합기술원 회장, 윤부근 부회장 등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추모식에서도 범삼성가가 한자리에 모여 있는 모습은 그려지지 않았다. 최근 이건희 회장이 별세한 만큼 이날 이 부회장과 이재현 CJ회장의 만남이 성사될지 재계 안팎은 주목했었다. 이재현 회장은 호암의 장손이다. 이재현 회장은 부인 김희재 여사와 오전 10시께 선영을 미리 다녀갔다고 CJ그룹 관계자는 설명했다.

지난 2012년 이전까지만 해도 추모식은 범삼성가의 공동행사로 치러졌었다. 하지만 고(故) 이건희 회장과 고 이맹희 CJ 명예회장의 상속분쟁 이후 시간을 달리해 그룹별로 선영을 참배하고 있다.

고 이맹희 명예회장은 지난 2012년 여동생 이숙희 씨 등과 함께 고 이건희 회장이 단독으로 호암의 차명주식을 관리했다고 주장하며 4조원대 주식인도 청구소송을 냈다가 패소했다.

추모식과 별도로 호암의 기제사는 예년과 마찬가지로 이날 저녁 이재현 회장 주재로 서울 중구 필동 CJ인재원에서 열린다. 기제사는 2010년까지 호암이 생전 살았던 서울 중구 장충동 자택에서 열리다 2011년부터 CJ인재원으로 자리를 옮겨 CJ그룹 주재로 기제사가 치러지고 있다.

한편 호암은 실패를 교훈으로 삼을 줄 아는 인물이었다. 호암의 첫 사업은 1936년 지인과 2명과 함께 마산에 차린 '협동정미소'다. 이후 화물운수업에도 진출 큰 성공을 거둔다. 하지만 1937년 중일전쟁 발발로 은행 대출이 막혀 사업 실패를 겪었다. 

호암은 그러나 실패에 허우적대지 않고 새로운 사업을 모색, 1938년 대구 서문시장 근처에 삼성상회를 열었다. 글로벌 일류 기업 삼성의 역사가 시작한 날이다. 1983년 이른바 '도쿄 선언'으로 반도체 산업에 뛰어들며 삼성전자가 세계를 누비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틀을 마련했다. 1987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숙환으로 향년 77세 나이로 별세했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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