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육룡(六龍) 체제'에서 '삼룡(三龍) 체제'로···'세대교체' 가속

LG, '육룡(六龍) 체제'에서 '삼룡(三龍) 체제'로···'세대교체' 가속

하현회 부회장 퇴임···구광모 '안정 속 혁신' 택해

기사승인 2020-11-27 04:00:02
▲서울 여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LG트윈타워'.(사진=윤은식 기자)
[쿠키뉴스] 윤은식 기자 =LG그룹 내 영향력 있는 전문경영인으로 정평 나 있는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퇴임했다. 1985년 LG금속에 입사 후 2017년 지주사인 (주)LG 부회장으로 승진해 1년간 그룹을 총괄해오다, 2018년 당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과 자리를 맞바꾸며 LG유플러스를 2년간 이끌었다. 후임은 LG유플러스 컨슈머사업을 총괄하는 황현식 사장이 선임됐다.

올해 인사의 특징은 24명의 신규 임원 승진 등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 전진 배치해 미래준비 위한 성장사업 추진을 가속화하도록 한것이라고 그룹 측은 설명했다. CEO 대부분은 유임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국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 증가에 대비해 경영 안정성을 도모하는 등 신구의 조화를 통한 '안정 속 혁신'에 중점을 뒀다고 덧붙였다.    

LG그룹은 26일 계열사별 이사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의 2021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8년 박진수 전 LG화학 부회장, 지난해 9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과 같은해 11월 고졸 출신으로 부회장에 올라 샐러리맨 신화를 쓴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에 이어 올해 하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이른바 '육룡(六龍)체제'가 막을 내리고 권영수·신학철·차석용 중심의 '삼룡(三龍)' 체제로 재편됐다.

하 부회장의 용퇴는 이미 예견됐었다. 구광모 회장의 삼촌인 구본준 (주)LG 고문이 계열분리하면서 구 고문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하 부회장이 계열분리 회사 중 한 곳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결과적으로 하 부회장의 용퇴 예측은 빗나가지 않았지만, 계열분리 회사로 자리를 옮기지는 않았다. 업계에 따르면 하 부회장은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보낸다.

이날 LG는 이사회를 통해 자회사 중 LG상사,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LG MMA 등 4개사에 대한 출자 부문을 인적분할해 신규 지주회사 '(주)LG신설지주(가칭)' 설립하는 분할계획 결의했다고 밝혔다.

후임인 황현식 대표이사 사장은 1999년 LG텔레콤에 입사 후 사업부장, 영업전략담당 등을 두루 경험했다. LG유플러스 모바일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성과를 인정받았다.

36년간 LG에 몸담은 하 부회장이 그룹을 떠난다. 전략통인 그는 맡은 사업마다 우수한 성적을 내며 그룹 내 독보적인 전문경영인으로 손꼽히며 LG를 대표하는 얼굴로 활동해 왔다. 하 부회장의 퇴임과 구본준 고문의 분사 등 영향에도 인사폭은 크지 않았다.

구광모 회장의 최측근인 권영수 (주)LG 부회장, 역대 최대의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LG생활건강의 차석용 부회장, 지난해 11월 외부에서 영입한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각각 자리를 지켰다. 다만 신규로 임원을 단 임원은 지난해보다 18명 늘어난 124명을 새로 임명했다.

위기 속 안정 위해 대부분 CEO가 유임됐고 사장 승진은 5명으로 확대했다. LG는 대부분의 계열사 CEO를 유임하고 사업부문과 스텝부문에서 계속적인을 성과를 낸 사장 승진자는 5명으로 전년 1명보다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사장 승진자는 이상규 LG전자 한국영업본부장 사장, 손보익 실리콘웍스 CEO 사장,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사업본부장 사장, 이명관 LG인화원장 사장, 이방수 (주)LG CSR팀장 사장 등이다.

CEO 및 사업본부장급 최고경영진은 4명이 교체됐다. 신규 CEO는 황현식 LG유플러스 CEO 사장,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CEO 사장 등이 신규 사업본부장은 류재철 LG전자 H&A사업본부장 부사장, 남철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장 전무 등이 선임됐다.

LG는 임원 대폭 교체 등 충격요법 대신 구광모 회장의 실용주의가 반영된 인사라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아버지 구본구 회장 별세로 지난 2018년 6월 LG그룹 회장에 오른 후 실용주의 기반의 세대교체의 인사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최연소 임원 타이틀은 37세의 지혜경 LG생활건강 상무에게 돌아갔다. 1983년생인 지 상무는 지난 4년간 중국 디지털사업을 이끌며 젊고 뛰어난 역량으로 급격히 진화하는 디지털 사업 젊은 감성으로 사업에 대응해 왔다. 지 상무를 비롯한 45세 이하의 젊은 임원 승진자는 총 24명이다.

LG는 또 여성 임원 확대 기조를 올해도 이어갔다. 올해 전무 승진 4명, 신규 임원 선임 11명 등 역대 최다인 15명의 여성이 임원으로 승진했다. 지난해에는 11명의 여성 임원이 승진했다. 이에 그룹내 여성 임원 규모는 지난해말 39명에서 51명으로 늘었다.

LG는 사업에 필요한 전문역량 강화를 위해 윤형봉 티맥스소프트 글로벌사업부문 사장으로 LG CNS 최고전략책임자 부사장으로, 허성우 롯데BP화학 대표 겸 BP(British Petrol)코리아 대표를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 글로벌사업추진담당 부사장으로 앉히는 등 올해 들어 총 23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eunsik80@kukinews.com
윤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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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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