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업계에 따르면 HMM은 국내 기업들의 긴급한 대미 수출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저녁 부산항을 출항해 미국 로스엔젤레스로 향하는 다섯 번째 임시선박으로 4600TEU급 ‘HMM 인테그랄(Integral)호’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최근 세계 해운시장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상반기 위축됐던 해상 물동량이 하반기부터 급증하면서 선박뿐만 아니라 컨테이너 박스도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프랑스 해운산업 분석기관인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세계 미운항선박율이 지난 5월말 역대 최대치인 11.6%까지 증가된 이후 11월 현재는 역대 최저치인 1.5%로 감소했다.
선박 고장과 수리 등으로 운항이 불가능한 선박 외에는 모든 선박이 항로에 투입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시장에서 선박을 임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국적선사로서 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임시선박을 확보해 미주 노선에 지속적으로 투입하고 있다는 게 HMM 측 설명이다.
이러한 지속적인 임시선박 투입은 대미 수출기업 중 대기업에 비해 장기운송계약 비중이 낮아 상대적으로 선적 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견·중소기업에 특히 더 힘이 되고 있다.
이번에 출항한 인테그랄호에 선적된 총 3880TEU의 화물 중 약 64%의 물량이 중견·중소기업의 화물로 채워졌다.
이 화물들은 임시선박이 없었으면 최소 1개월 이상 수출이 지연될 상황이었으나, 계약한 일정대로 수출할 수 있어 다행이라는 화주들 안도의 목소리가 전해졌다.
선적된 화물 중에는 공기청정기와 면역력 증강제, 국산 마스크, 손세정제 등 K-방역용품 150TEU가 포함됐다. 또 자동차 부품 1000TEU는 미국의 3대 자동차 생산시설에 납품될 예정이다.
HMM은 이번달에도 임시선박 2척을 투입할 예정이다. 8일에는 4600TEU급 선박, 월말에는 5000TEU급 선박을 연이어 투입할 계획이다.
HMM 관계자는 “현재 비상체제를 가동해 선적공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수출기업들의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현 사태가 해소될 때까지 앞으로도 임시선박 투입 등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자산을 동원해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SM그룹의 해운부문 주력 계열사 SM상선도 국내 화주들의 대미 컨테이너 수출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 임시 선박을 투입했다.
SM상선이 이번에 투입하는 임시선박 ‘싱가포르(Singapore)호’는 34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이다. 7일 부산항을 출발해 미국 롱비치로 향할 예정이다.
선박에 실린 주요 화물은 가전제품, 자동차·기계부품, 화학제품, 타이어 등을 포함한 국내 주력 수출품목이다.
SM상선은 2021년에도 현재와 같은 수출물류난이 지속될 경우 동 선박을 계속 투입해 국내 수출기업들의 고충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다.
실제 SM상선이 보유한 6500TEU 급 선박 SM 부산호의 경우 미국 시애틀, 포틀랜드, 캐나다 밴쿠버 등을 잇는 PNS (Pacific Northwest Service, 미주서안북부) 노선에 긴급 투입돼 오는 24일 부산항을 출항할 예정이다.
당초 타 선사에서 선박 장기임대 등의 의사가 있었기에 장기 재임대 등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도 있었지만, 수출화주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도록 임대가 아닌 미주노선 직접 투입을 결정했다는 게 SM상선 측 입장이다.
박기훈 SM상선 대표이사는 “국내 수출화주들이 겪고 있는 물류난 해소에 국적선사로서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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