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연일 포근한 봄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개화 시기도 가까워지고 있다. 봄철만 되면 꽃가루등으로 인해 눈 가려움증 등 불편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증가하는데, 이때 ‘눈병’을 단순 알레르기로 인한 일시적 증상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소아청소년에서는 드물게 알레르기결막염의 한 분류인 봄철각결막염으로 인해 각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결막은 눈꺼풀 안쪽과 흰자위(공막) 앞쪽을 덮고 있는 투명한 점막으로, 외부에 노출돼 있어 다양한 세균, 바이러스 등이 침범하기 쉽고, 꽃가루, 화장품 등 수많이 물질에 의해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결막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결막염’이라고 한다. 결막염이 발생하면 눈에 가려움, 이물감, 충혈, 눈곱, 눈꺼풀 부기, 통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결막염은 크게 알레르기성과 바이러스성으로 나뉜다. 알레르기결막염은 또 계절알레르기결막염, 봄철각결막염, 아토피각결막염, 거대유두결막염, 접촉피부결막염 등으로 구분된다. 정은혜 노원을지대학교병원 안과 교수는 “알레르기결막염은 알레르기 항원에 노출된 후 눈에 알레르기 증상 및 염증반응이 나타나는 것으로, 눈의 간지러움이 특징”이라며 “끈적끈적한 분비물을 보이고, 알레르기비염 등이 동반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봄에는 나무나 꽃가루에 의한 계절 알레르기결막염이 주로 발생한다”며 “또 계절알레르기결막염처럼 흔하지는 않지만, 알레르기결막염의 한 분류인 봄철각결막염이 소아청소년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는 각막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잘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봄철각결막염은 여러 가지 면역반응에 의해 만성적으로 발생하는 각결막염으로, 눈꺼풀결막에 거대유두가 발생하며, 각막에 염증을 일으켜 상처를 낼 수 있다. 주로 10세 이전에 발병해 2년에서 10년간 지속되며 대개 청소년 후기에 호전된다. 드물지만 시력저하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정 교수는 “봄철각결막염의 병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정리돼 있지 않으나, 봄철 10대에서 발생 가능하다. 계절알레르기결막염은 시력저하와 크게 관련이 없지만, 봄철각결막염은 눈꺼풀결막에 생긴 거대유두 및 각막의 염증으로 각막에 상처를 낼 수 있다”며 “심하면 각막궤양, 시력저하가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직접 접촉되거나 수영장 물 등에 의해 감염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아데노바이러스가 가장 흔한 원인이다. 눈물이 많이 나오고, 고열, 목감기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바이러스성 결막염 중 여름에 호발하는 ‘유행각결막염’은 각막에 영향을 줘 염증이나 혼탁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이런 경우 눈부심과 시력저하를 유발할 수 있다.
정 교수는 “바이러스성 결막염도 인두결막염, 아폴로눈병, 유행성각결막염 등 종류가 많은데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것은 유행성각결막염”이라며 “보통 습한 환경에서 감염되는 경우가 많아 수영장을 자주 이용하거나 장마철인 여름에 주로 발생한다. 하지만 특별한 치료법이 없고 전염성이 강해 가족 간의 전염도 흔하기 때문에 전염방지와 증상 완화를 위해 다른 사람과 접촉하지 않는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바이러스성 결막염은 바이러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예방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손 위생을 철저히 하는 것이 중요하고, 눈을 깨끗이 씻고, 수건이나 베개 등 눈 분비물과 닿을 수 있는 것은 따로 쓰는 것이 좋다.
이미 감염된 경우라면 이차적인 세균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항생제안약을 투여하며, 경과를 보면서 점안 스테로이드를 사용해볼 수 있다.
알레르기결막염은 알레르기항원 유발 요인을 피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꽃가루가 많이 발생할 땐 가급적 실내에 머무르고, 냉찜질을 하거나 차가운 인공눈물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된다. 정 교수는 “인공눈물은 보통 상온에 보관하지만 알레르기결막염 치료에 냉찜질이 도움이 되며, 인공눈물도 냉장고에 보관해 시원하게 해서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서 “병원에서 처방하는 인공눈물 대부분은 다회용이나 일회용 제품 모두 냉장보관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땐 콘텍트렌즈 착용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게 맞다. 특히 콘텍트렌즈 자체가 알레르기 유발 물질 중 하나이기 때문에 증상이 심하면 착용을 권하지 않는다”며 “증상이 심할 경우 항알레르기 약물, 즉 항히스타민제제, 비만세포안정제, 비스테로이드 및 스테로이드 항염증제를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봄철각결막염도 알레르기결막염에 준한 안약치료를 시행하나, 면역억제제 점안제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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