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에선 소비자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더는 동시에 반사 이익으로 인한 효과도 기대하는 모습이다.
29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2월 한우 가격은 전년과 비교해 하락한 반면, 국내산 돼지고기 가격은 2021년 대비 약 17% 상승한 2022년과 유사한 수준이다. 소비자원 가격종합포털 참가격이 조사한 수도권의 올해 1월 삼겹살(200g) 외식 가격은 1만9031원으로 지난해 보다 약 12% 올랐다. 삼겹살을 더이상 서민 음식으로 부르기 어려워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주요 대형마트들은 다음달 3일 삼겹살 데이를 맞아 각종 할인 행사와 기획전을 연다. 삼겹살 데이는 국산 돼지고기 ‘한돈’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리고 소비 활성화를 위해 축협에서 지정한 날이다.
먼저 이마트는 3월 1일부터 5일까지 1등급 이상으로 선별한 국내산 냉장 삼겹살과 목심을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삼삼데이 행사에 더해 치킨과 계란 등 신선 상품들과 중복 구매율이 높은 가공·일상 상품들까지 할인 판매한다.
같은 기간 롯데마트는 롯데슈퍼와 함께 ‘삼겹살 데이’ 행사를 열고 ‘반값 삼겹살’을 선보인다. 저렴한 가격의 돼지고기를 제공하기 위해 롯데마트와 슈퍼는 역대 최대 행사 물량 약 500t을 통합 구매했다.
홈플러스는 3월 1일부터 15일까지 창립 26주년 단독 프로모션 ‘홈플런’을 앞세워 삼겹살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내놓는다. 농협유통은 다음달 2일부터 5일까지 농협하나로마트 62개 매장에서 삼겹살을 100g당 1090원에 할인 판매한다.
이같은 할인 행사에 대한 반응도 나쁘지 않다. 앞서 유통업체들은 반값 판매를 통해 매출 상승세를 기록한 바 있다.
롯데마트는 2월 한 달간 1등급 한우를 행사가로 판매한 결과 ‘1등급 한우 국거리·불고기’의 매출이 전년 대비 350% 신장했다.
마켓컬리도 최근 진행한 ‘반값 한우’ 기획전이 역대급 판매 성과를 올렸다고 밝혔다. 마켓컬리 측은 “기획전을 위해 준비한 15톤 가량의 제품은 연일 품절을 기록했다”면서 “타임 세일 이벤트의 경우 오픈 30분 만에 일일 준비 물량의 50% 가량이 판매될 정도”라고 설명했다.
한 소비자 남 모씨(여·32)는 “평소 고기를 좋아하는데 물가가 천정부지로 올라 최근 구매를 하는데 있어 부담이 컸다”면서 “소비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앞으로도 이런 반값 행사가 자주 열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반값 열풍은 한우 도매가격이 급락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산 농가를 돕기 위해 기존 유통업체 행사에 정부와 한우협회가 힘을 모은 성과다.
정부는 한우 소비 촉진과 축산 농가를 위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한우자조금관리위원회에 기존 정부지원금 92억원에서 230억원이 늘어난 322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소비 촉진 및 수급 안정, 한우 수출 지원 등이 주요 골자다.
농식품부는 올해 홍콩,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한우 수출을 늘려 물량을 200t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내년 상반기까지 암소 14만 마리를 감축한다는 목표다. 또 농가 사료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사료 구매자금의 한·육우 농가 배정 비율을 50%에서 60%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반값 행사를 통해 고물가, 고금리로 위축된 소비 심리를 되살리고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값 행사는 양돈 농가 돕기와 고객 장바구니 물가 안정을 위해 기획된 행사로 농가에게는 판로 확대를, 소비자들에게는 위축된 소비 심리를 풀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할인 행사로 소비 분위기가 되살아난다면 경제 순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