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이 8일 발표한 ‘2023년 7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7월 경상수지는 35억8000만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전년 동월(17억 달러 흑자)와 비교하면 18억8000만달러 증가했다. 경상수지는 지난 5월부터 석 달 연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석 달 연속 이어진 흑자는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감소해 나타난 불황형 흑자다. 지난 7월 수출은 503억 5000만달러(67조 1366억 9000만원)로 전년 동월 대비 16.4% 감소했다. 승용차는 호조를 지속했지만 석유제품, 화공품, 반도체 등이 줄었다.
같은 기간 수입은 461억5000만달러로 135억9000만달러(-22.7%) 감소했다. 한은은 “원자재, 자본재, 소비재 수입이 모두 줄어들며 5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수입 가격 하락으로 원자재 수입이 지난해 동월보다 35.7% 크게 줄었다. 원자재 중에선 가스, 석탄, 원유, 석유제품 수입액 감소율이 각각 51.2%, 46.3%, 45.8%, 40.9%에 달했다.
한은은 8월 부터는 수출 감소세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동원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4분기에는 수출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때가 되면 불황형 흑자 이야기는 큰 의미가 없지 않을까 싶다”며 “경기가 둔화되고 있다가 회복하는 상황이지 불황에 빠진 상황은 아니다. 4분기 플러스로 전환되면 불황형 흑자에 대한 생각이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제유가 오름세는 경상수지 불확실성을 높인다고 짚었다. 이 부장은 “지금까지는 국제유가가 상품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최근에 국제유가 상승세가 가파르다”며 “이같은 상승세가 9월 중순부터 12월 말까지 이어진다면 상품수지를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