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피격 사격과 관련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한목소리로 정치 테러 행위를 규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 중 총격을 당했지만 현재 생명에 지장은 없다.
호준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유세 중 총격을 받아 부상을 입고, 지지자 1명이 사망했다”며 “정치테러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밝혔다.
호 대변인은 “전직 미국 대통령으로 전 세계를 이끈 지도자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한다”며 “무고한 시민의 희생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했다.
호 대변인은 지난 4월 총선을 앞두고 벌어진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 테러 사건을 거론하며 “정치테러는 극단 정치와 혐오 정치의 산물이다. 정치인들은 이해와 화합으로 사회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정치테러를 강력히 규탄하며, 극단 정치·증오 정치를 근절하기 위해 앞장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도 자신의 소셜미디어서비스(SNS)에서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어떠한 이유든 폭력과 테러는 용납해선 안 된다”고 썼다. 이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죄에 대해 철저하고 단호한 대응을 촉구한다. 트럼프 후보의 조속한 쾌유를 기원한다”고 했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먼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쾌유와 무고하게 희생되신 시민의 명복을 빈다”며 “정치테러는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다. 정치테러는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으며 절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표에 대한 정치테러로 고통 받은 바 있다”며 “끔찍한 증오 정치의 유령이 배회하지 못하도록 싸워왔다. 민주당은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정치테러를 강력 규탄하며, 증오 정치 근절을 위해 앞장서겠다”고 피력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유세 중 총격을 받아 귀에 총알이 관통당하는 부상을 입었다. 총격으로 유세장에 있던 청중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건 발생 2시간 반 만에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우리나라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총격 사건에 신속하게 대응해준 비밀경호국(SS)과 모든 법 집행 기관에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대선 경쟁자인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그가 안전하게 잘 있다고 들어서 감사하다. 미국에서 이런 종류의 폭력이 존재할 자리는 없다. 우리는 하나의 나라로 단결해 이를 규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여야 당 대표나 대선 후보들이 괴한 피습을 당한 사례도 재조명됐다. 가장 가까운 사례로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월26일 오후 5시18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건물 안에서 중학생 A군(15)에게 둔기로 머리를 수십 차례 가격당했다. 배 의원은 피습 직후 머리에 출혈이 있는 상태에서 순천향대서울병원으로 이송돼 수술받았다.
배 의원 습격 사태로부터 약 3주 전인 지난 1월2일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가 습격 당했다. 이 전 대표는 부산 강서구 가덕도 신공항 부지 현장을 방문해 지지자들과 만나던 중 김모씨(67)의 흉기에 목 부위로 찔렸다. 이 전 대표는 피를 흘린 채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2022년에는 3·9 대선을 앞둔 시기에는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를 위한 서울 신촌 지원 유세 중 유튜버가 내리친 둔기에 머리를 가격당한 일이 있었다.
2006년에는 당시 한나라당 대표였던 박근혜 전 대통령이 5·31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신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 지원 유세장을 찾아 단상에 오르다가 50대 남성이 휘두른 문구용 커터칼에 11cm 길이의 오른쪽 뺨 자상을 입는 커터칼 피습 사건이 있었다.
최은희 기자 jo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