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뒤로 밀린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회동이 갈등 양상을 연출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적 우려가 큰 의료 공백 해소를 위해서는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이 절실한데 이를 위해 갈등보다는 협력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18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두 사람의 회동은 추석 이후인 19~22일에 이뤄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의 체코 순방 뒤로 이 자리에서는 여‧야‧의‧정 협의체 및 국회 연금개혁 특별위원회 구성, 채상병‧김건희 특검법 대응 방안 등 최근 뜨거운 현안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당초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민의힘 지도부를 모두 초청해 만찬을 진행하기로 했다. 다만 추석 민생 대책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는 이유로 추석 이후로 만찬 회동을 미뤘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여러 해석이 나왔다. 연기의 원인으로 가장 많이 지목된 것은 정부의 의대 증원에 대한 한 대표의 이견이었다.
또 지난 8일 윤 대통령이 윤상현·인요한·김민전 등 현역 의원들과 비공개 만찬을 진행했다는 사실이 일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윤·한 갈등이 다시 시작된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깜짝 비공개 만찬이 윤상현 의원의 개인 요청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추후 알려지면서 윤·한 갈등설은 잦아들었다.
당내에선 추석 후 진행되는 만찬에서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이 촉발되지 않을 거 같다고 전망했다. 여·야·의·정 협의체의 원만한 구성을 위해선 당과 정부의 갈등이 최소화돼야 하기에 협력적 관계 구축에 나설 것이라는 것이다.
윤 대통령 국정 지지율과 한 대표 당대표 직무 수행 평가 지표 둘 다 낮아진 상황에서 서로 필요에 의해서라도 동맹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야당의 공세에 함께 맞서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의사협회(의협) 등 주요 의료계 단체가 참여하지 않으면 협의체를 출범할 수 없다는 입장으로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의협 등 8개 의료단체는 추석 연휴 전날인 지난 13일 지역의료 문제 등에 대한 정부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만큼 당정의 협력이 그나마 돌파구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지난 13일 쿠키뉴스와 통화에서 “한 대표가 대통령실과 함께 가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추석 이후 회동이 두 사람의 갈등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