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양의대 김안과병원이 2013년 6월부터 8월까지 총 3개월간 김안과병원을 방문한 녹내장 환자 415명을 대상으로 약물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 점안을 거르는 날이 있는 등 점안 사용 규칙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환자가 전체의 61.4%(255명)를 차지했다. 또한 녹내장 환자의 약 60~70%는 자신이 점안 중인 안약의 유효기간이나 부작용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한 달을 기준으로 할 때 약물 점안을 하루라도 거른 경우는 전체의 61.4%(255명)로 나타났으며 이 중 5일 이상 점안하지 못한 경우도 10명 중 2명 꼴인 19.1%(80명)을 차지했다. 제때에 점안하지 못한 이유는 ‘깜빡 잊어버려서’가 70.7%(215명)로 가장 많았고 일이 바빠서 21.7%(66명), 기타 7.6%(23명)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환자들 10명 중 6~7명은 자신이 점안 중인 안약의 유효(사용)기간이나 부작용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약의 유효기간에 대한 인지 정도에서 30.9%(128명)만이 잘 안다고 답했다.
점안 중인 안약의 부작용을 아는 지에 대해서는 조사 대상의 1/3에도 못 미치는 30.4%(126명)만이 ‘잘 안다’ 또는 ‘매우 잘 안다’라고 답했으며,
10명 중 1명 꼴인 13%(54명)는 부작용 때문에 안약을 변경한 적이 있다고 했다. 사용 방법에 대해서는 안약 개수가 많을수록 ‘전혀 모른다’ 또는 ‘잘 모른다’라고 답한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녹내장은 진행성 질환이기 때문에 질환의 조기 발견과 약물요법을 통해 안압을 일정 수준으로 낮게 유지하고 안혈류를 증가시켜줌으로써 더 이상 시신경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에서는 녹내장 환자의 절반 이상이 꾸준한 약물치료에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7년 유럽안과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2년간 35명의 녹내장 환자들의 시야손상과 약물 투여를 준수하는 비율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결과 안정적인 시야를 보인 25명의 환자들은 약물 투여 준수 비율이 85%인 반면, 시야가 악화된 10명의 환자의 약물 투여 준수 비율은 21%에 불과했다.
이번 조사 대상 환자 중 절반 이상인 54.7%(227명)는 1년 이상의 장기 치료를 하고 있으며, 48.7%(202명)은 안약을 2개 이상을 사용하는 중증 이상의 환자로 나타나 약물 치료에 있어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황영훈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교수는 “규칙적인 안약 점안을 위해서는 점안 시기를 확인하는 알람 등을 맞춰 놓거나 일회용 용기제 사용을 통해 자신의 남은 점안 횟수를 확인하는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녹내장은 장기적인 치료를 요하는데, 장기간 치료 시 유발될 수 있는 통증, 불편감, 이물감 등의 부작용은 무보존제 점안액을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