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재청이 내놓은 통계조사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0~2012년) 산악 안전사고 발생 비율이 가장 높았던 달은 단풍철인 10월이다. 등산 사고에 대해 인지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즐거운 추억이 되어야 하는 단풍놀이가 고생스러운 기억으로 남을 수 있다.
이에 청심국제병원에서는 가을산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예방법 및 응급처치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빈번한 발목염좌, 무리한 하산시도는 하지 말자!
등산 시 빈번히 발생하는 사고는 흔히 ‘삐었다’고 표현하는 발목 염좌이다. 발목 염좌는 발목인대가 늘어나거나 찢어진 상태를 말한다. 발목 염좌가 발생하면 복사뼈 부근이 붓고 열이나며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이때는 무리하게 하산하려 하지 말고 등산화를 벗고 휴식을 취하면서 손수건에 물을 묻혀 냉찜질을 해 준다. 물이 없다면 그늘의 흙을 비닐에 담아 발목에 대는 것도 한 방법이다. 휴식을 취할 때는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올린다. 냉찜질 후 발이 돌아간 방향과 반대로 발바닥과 발목을 교차해가며 붕대를 감는다. 너무 심하게 압박하면 혈액 순환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하자. 등산화를 신을 때 최대한 신발끈을 조여서 발목을 잡아준 후 하산을 시도한다. 내려오는 중간에 발목에 무리가 가서 통증이 심해지고 열이 날 수 있는데 휴식, 냉찜질, 붕대감기를 반복하며 내려와야 한다.
◇위험한 낙마사고- 함부로 환자 옮기는 것은 금물!
산길은 평탄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돌과 흙, 젖은 낙엽 등이 많아 실족하여 넘어지기 쉽다. 특히 산을 오를 때는 다리 근육이 긴장해 힘을 주지만 하산 시에는 힘이 풀리기 때문에 낙마사고는 산을 내려올 때 더 많이 발생하게 된다. 따라서 하산 시에는 걷는 속도를 평소보다 늦추고 무릎을 더 구부리는 것이 안전하다. 등산지팡이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추락해서 크게 외상을 입었을 때 무리하게 움직이려 하면 위험하다. 경추를 다친 경우 무리한 움직임이 자칫 중추신경 마비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자가 발생하면 가장 먼저 구조요청을 하고 응급처치 요령에 대해 제대로 숙지하지 않고 있다면 함부로 시도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환자가 정신적으로 안정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환자에게 큰 출혈이 있을 때는 환자에게 물을 주지 말아야 하고 타월로 입가를 적시는 정도만 해야 한다.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저체온증, 증상과 대처법 미리 알아두자!>
가을철은 아침 저녁으로 일교차가 크고, 특히 날씨 변동이 잦은 산에서는 갑작스럽게 비를 만나 옷이 젖을 수 있어 저체온증에 유의해야 한다. 저체온증 초기 증상은 치아가 떨리고 몸에 소름이 돋으며 질문에 제때 답을 못하는 등 반응속도가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지속적으로 추운 환경에 노출되면 의식이 흐려지고 맥박이 떨어지게 되는데, 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지면 주요 장기의 기능이 저하되어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조난당한 경우에도 체온을 유지하며 버티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저체온증에 대해 미리 알아두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저체온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빨리 땀을 내보낼 수 있는 기능성 속옷을 입고 체온이 빠져나가는 것을 최소화 하도록 모자나 바람막이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저체온증 초기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음식물을 섭취하여 몸의 에너지를 충전시켜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따라서 등산 시 따뜻한 물과 당분을 섭취할 수 있는 비상식량을 준비한다. 옷이 젖었다면 빨리 마른 옷으로 갈아입어야 체온을 뺏기지 않을 수 있다. 저체온증일 때 술은 먹으면 안 되는데, 술은 남아있는 에너지를 소모시켜 열을 낼 뿐 체온을 올리지 못하며 도리어 저체온증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등산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체력이 가장 약한 기준으로, 일몰시간을 확인하여 해 지기 한 두시간 전에 산행을 마칠 수 있도록 계획을 세워야 한다. 또 조난에 대비해 여분의 옷과 휴대폰 배터리를 챙기는 것이 좋다. 국토교통부에서는 위치 전송이 가능한 '스마트구조대' 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알아두면 유용하다.
청심국제병원 장우석 정형외과과장은 “등산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운동이긴 하지만 산행 사고로 인해 병원을 찾는 환자는 끊이지 않는다”며 “자신의 체력 수준을 잘 알고 무리가 되지 않는 등산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며, 응급상황 발생시 무엇보다도 빠르게 신고해야 한다”고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