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건강] 서울대학교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 정필훈 교수는 지난달 한국얼굴기형환자후원회 봉사팀과 함께 구순구개열로 고통 받고 있는 동티모르 어린이들을 위해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왔다.
지난달 15일, 정필훈 교수를 단장으로 총 9명의 봉사단원은 인천공항을 출발해 13시간의 비행 끝에 동티모르의 수도 딜리에 도착했다.
동티모르의 구순구개열 환자들은 낮은 경제력과 열악한 교통·통신·의료시설로 질병의 고통 속에 살고 있다. 봉사팀이 도착한 딜리 국립병원에도 사용 가능한 수술장이 한 개 밖에 없었다.
이에 많은 환자를 수술하기 위해 수술장 내에 수술테이블을 하나 더 놓고 전신마취를 시도했으나 마취장비가 작동되지 않아 일부 환자는 국소마취하에서 수술할 수밖에 없었다.
정필훈 교수는 “국소 마취 수술을 하는데 7~8세 어린 아이들조차 조금의 움직임 없이 잘 참고 협조해줬다”며 “그들은 이 때 아니면 기회가 없다는 절박함에 더욱 잘 참고 버틴 것 같았다”며 안타까운 심경을 전했다.
다리에 큰 종기가 곪았지만 병원방문을 엄두도 못 내던 교포도 봉사팀의 방문 플래카드를 보고 찾아와 치료받을 수 있었다.
현지 교포들은 “평소 의료 환경의 열악함에 병원가기가 힘들었는데 한국 봉사팀의 방문 소식은 너무나도 반가웠다. 동티모르를 찾아와 주고 정성스럽게 치료해 주어 봉사팀에게 감사하다”며 고마운 심경을 밝혔다.
한편 안면기형환자들을 위한 수술 소식에 현지 TV·라디오 방송국에서 봉사팀을 찾아와 취재했으며 방송을 본 환자들이 곳곳에서 찾아오기 시작해 병원은 예상보다 많은 환자의 방문으로 붐볐다.
정필훈 교수는 “현지의 김진수 목사 부부의 선교 사업이 있었기에 이번 봉사가 가능했다. 이들은 가난한 형편에 먼 길을 걸어서 찾아온 환자와 가족의 숙식을 해결해주고 교통비도 마련해줬다. 그리고 한국대사관(동티모르 주재 한국 대사 오향균)의 경제적 지원도 큰 힘이 됐다. 더불어 동티모르 유소년 축구 대표팀 김신환 감독도 원활한 수술과 진료에 많은 협조를 해주었다”며 봉사를 도와준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