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슬라이드 구성으로 이목을 끌었던 배 교수는 “줄기세포 연구를 하는 의료진이 국내 극소수뿐이어서 연구를 하지 않는 다수의 선생님들을 위해 발표를 가능한 쉽고 재밌고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날 줄기세포를 실제 임상에 적용한 사례들을 발표한 배 교수는 “임상단계이긴 하나 실제 치료에 적용하기까지는 앞으로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이미 언론에서는 ‘줄기세포로 난치성 병을 치료한다’ 또는 ‘하나의 장기를 만들었다’ 등의 표현을 쓰고 있는 점에 대해 배 교수는 “임상시험에서도 절반 정도의 성공률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영화에서처럼 장기를 대신할 수는 없다.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장기이식이 시급한 환자가 기증자를 찾는 그 시간을 벌기 위한 것(time bridge therapy)이다. 자신의 골수나 지방으로부터 얻은 줄기세포를 간에 직접 주입하면 간세포로 분화하고 일시적으로 간기능의 호전을 보인다. 그러나 실제 간세포로의 분화가 어느 정도의 범위가지 가능한지 밝혀진 데이터는 아직 없다”고 설명했다.
줄기세포는 직접 장기에 주입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해 배 교수는 “말초정맥 등 혈관을 통해 주입시킬 경우 어느 장기로 가서 분화할지 모른다. 물론 혈관으로 주입한 줄기세포가 혈관을 타고 손상된 장기로 가서 분화한다는 homing 효과가 알려져 있지만 직접 주입하는 것이 이론상 가장 좋다”고 말했다.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과정은 핵을 없앤 난자에 체세포의 핵을 넣은 뒤 전기나 화학 자극을 줘 분열과 분화과정을 거치게 된다. 줄기세포는 난자 공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에 대해 배 교수는 “자발적 난자제공이란 표현을 쓰지만 실제로 해당 연구나 질환에 아무 관련이 없는 여성이 자신의 난자를 공여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배아도 하나의 인격체라고 강조하는 종교적 관점 등 윤리적인 문제로 인해 수급문제가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장에는 배 교수의 강연을 듣기 위한 참석자들로 붐볐다. 이에 배 교수는 자신이 아닌 줄기세포에 대한 관심이라며 “줄기세포는 치료제(약)로서 역할을 해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직접 임상연구를 하지 않더라도 많이 회자되는 면이 있다. 국내서 줄기세포를 이용 시 무척 까다로운 임상조건을 통과해야한다. 줄기세포는 학술적인 목적보다 ‘약’이어서 상업적인 성격이 강한 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더 효용성보다 안전성을 중시한다”고 설명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