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2학년 생존 학생들의 ‘눈물의 등굣길’

단원고 2학년 생존 학생들의 ‘눈물의 등굣길’

기사승인 2014-06-25 13:56:55

세월호에서 구조된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이 슬픔을 이겨내고 등교를 시작했다.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73명이 25일 오전 8시30분 쯤 세월호 참사 이후 첫 등교에 나섰다. 학생들은 학부모들과 함께 버스 4대를 나눠 타고 도착했고 희생된 학생들의 부모, 단원고 교사 등 100여명이 이들의 등교를 지켜봤다.

생존학생 학부모 대표는 오전 8시50분 쯤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발표하고 “아이들이 들뜬 마음으로 학교를 떠났다가 친구들과 선생님을 잃었다” “끔찍한 경험을 했지만 평범한 일상을 되찾기 위해 학교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또 “아직 상처가 아물지 않은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것이 두렵지만 사회 구성원으로 살아가려는 아이들의 선택을 응원한다”고 덧붙였다.

생존 학생 대표는 ‘단원고 생존 학생이 사회에 드리는 글’을 읽어 내려가며 “함께 빠져나오지 못한 친구들을 생각할 때마다 먹고, 자고, 웃고, 떠드는 일이 죄를 짓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혹시 거리에서 웃고 떠들고 장난치는 저희를 보더라도 정말 괜찮다고 생각하지 말아 달라”며 당부하기도 했다. 학생대표는 글의 말미 “사람이 진짜 죽을 때는 잊혀질 때라고 합니다…” 라는 부분을 낭독하다 울음을 터뜨렸다. 이를 본 학생들과 학부모를 비롯해 단원고 전체가 한 순간 울음바다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생존 학생들은 병원에서 퇴원 후 학부모와 함께 안산중소기업연수원에서 심리치료를 받으며 지냈다. 경기도 교육청과 단원고는 치유에 중점을 주고 학교생활에 적응을 돕는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금까지 지난 4월 16일 세월호에 탑승한 승객 476명 중 172명만이 구조되고 293명이 사망했다. 아직 찾지 못한 실종자 수는 11명이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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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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