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병원 순환기내과 유철웅 교수팀이 지난 5월 말 만성 신부전이 있는 72세 여성 박모씨에게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요오드표지 조영제 대신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말초혈관조영술 및 중재 시술을 마쳤다.
박 씨는 만성 신부전 3기로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당뇨망막병증까지 나타났다. 올해 초부터 가슴에 통증이 찾아오며 협심증 증상이 나타났고, 당뇨병 합병증으로 말초혈관 죽상동맥경화증이 의심돼 말초혈관조영술이 시급히 필요했다.
하지만 박 씨의 경우 만성신부전과 당뇨병이 있기 때문에 신장독성 우려가 있는 일반 조영제를 투여할 경우 위험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유철웅 교수팀은 요오드표지 조영제 대신 이산화탄소를 이용한 혈관 조영 방법을 쓰기로 결정했다.
혈관조영술은 2mm 가량의 가느다란 카테터를 혈관에 넣고 조영제 약물을 주입한 후 우리 몸의 혈관을 엑스선을 통해서 관찰하는 검사이다. 일반적으로 요오드표지 조영제 약물을 투여하는데, 이 요오드표지 조영제는 구토, 가려움증 등 가벼운 증상부터 혈관부종 사망 등에 이르는 다양한 과민반응을 나타내는 부작용이 있다.
또한, 신장독성을 갖고 있어 심장이나 신장, 간 기능에 심각한 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매우 주의해야한다.
특히 박 씨처럼 만성신부전이 있는 환자에게 요오드표지 조영제를 사용하면, 검사 후 추가로 신장기능 검사가 필요하고, 심각한 경우 신장투석까지 초래할 수 있다.
반면 이산화탄소 조영제는 과민반응이나 신장독성이 없기 때문에
▲요오드표지 조영제에 과민 반응이있는 환자나 ▲신장부전증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또한 혈액에 희석될 수 있는 요오드표지 조영제와 달리, 혈액에 섞이지 않기 때문에 매우 정확한 영상을 얻을 수 있으며, 요오드표지 조영제로 확인되지 않는 부분까지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이산화탄소는 부력 때문에 뇌혈관 및 관상동맥혈관의 조영술에는 사용할 수 없다.
이번 시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유철웅 교수는 “이산화탄소는 몸속에서 흩어져 없어지고, 합병증 없이 정확하게 혈관을 관찰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혈관조영술이 필요한 고령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대안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