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남자도 상처받기는 마찬가지입니다”…에릭남 성추행 방송 장면 논란

[친절한 쿡기자]“남자도 상처받기는 마찬가지입니다”…에릭남 성추행 방송 장면 논란

기사승인 2014-08-11 16:11:55
지난 7일 tvN ‘로맨스가 더 필요해’에서 배우 라미란과 가수 에릭남이 입을 맞춘 뒤 정반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방송화면 캡처


[친절한 쿡기자]남자도 상처를 받습니다. 성적(性的)인 문제는 더욱 그렇습니다. 가수 에릭남(25) 이야기입니다.

지난 7일 tvN ‘로맨스가 더 필요해’는 이야기 주제가 ‘키스’였습니다. 개그맨 조세호(32)는 자신만의 키스 노하우를 공개했죠. 그러자 배우 라미란(39)이 조세호의 키스 노하우를 재현해 보겠다며 에릭남 입술에 휴지 한 장을 댄 채 키스신을 연출했습니다.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라미란이 고의로 휴지를 찢고 에릭남에게 입을 맞춘 겁니다. 에릭남은 당황하며 울부짖었지만 라미란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이 장면은 전파를 탄 후 네티즌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에릭남에게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11월 MBC 에브리원 ‘무한걸스’ ‘무걸촌네 사람들’에 출연한 그에게 무한걸스 멤버 개그맨 안영미(30)는 “첫 경험 얘기 해봐”라고 발언해 시청자들을 경악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어 개그맨 김숙(39)도 에릭남의 상의 속에 손을 넣으며 포옹을 하는 등 추태에 가까운 모습을 보였습니다. 또 있습니다. 에릭남은 지난 3월 SBS ‘도전 1000곡’에서 가수 태진아(61)가 부르는 ‘단장의 미아리고개’에 맞춰 강제 블루스를 춰야 했습니다. 개그맨 정주리(29)가 에릭남의 목을 끌어안고 춤을 추려 했기 때문입니다.

이 장면은 11일 ‘성추행 당하는 에릭남’이라는 제목으로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에 퍼지고 있습니다. 네티즌들은 공분했습니다. “남자가 하면 매장, 여자가 하면 예능” “여자가 저런 일 당했으면 난리 났을 텐데 성에 관한 문제는 남자 여자 평등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여자가 보기에도 추하다” “남성에게도 성적 수치심이란 것이 있다 저건 너무하다” 등의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에릭남이 여자였다면 큰 난리가 났을 겁니다. 하지만 그는 남자이기에 ‘방송을 위한 재미’라는 허울을 쓰고 웃어야 했습니다. 우리 사회가 성 역차별에 둔감한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닙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의 변신원 교수는 “성적 자기결정권에 침해를 받는 것은 남성이나 여성이나 모두 불쾌한 일”이라며 “주로 여성이 피해대상으로 이야기 되는 것은 굉장한 문제”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고정관념이 많다 보니까 남성 성추행이 주된 사회문제로 대두되지 않는다”며 “제도나 시스템도 여성 위주여서 남성이 보호 받을 장치가 부족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남자도 사람입니다. 성적 불쾌감, 수치심은 여성에게만 해당되는 말이 아닙니다. 성적으로 보호받을 권리는 남자에게도 있습니다. 여성 연예인분들, 추행은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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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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