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밤하늘이 화려하게 빛났습니다. 4일 세계 불꽃축제가 이곳에서 열렸습니다. 올해도 80만 명이 넘는 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영국, 중국, 이탈리아, 한국 4개국 연합팀이 준비한 ‘한화와 함께하는 2014 서울 세계 불꽃축제’는 지난 2000년부터 시작됐습니다. 한화그룹의 사회공헌 사업 중 하나입니다. 매년 수십억 원을 들여 세계 각국의 유명 불꽃놀이 팀을 초청해 시민들에게 무료로 선사하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축제지만 볼썽 사나운 장면도 연출됩니다.
하늘은 예쁜 불꽃으로 가득했지만 도로는 아비규환이었습니다. 축제를 놓칠까 무단횡단을 하는 무리로 교통은 마비됐습니다. 여의도는 여기저기 울리는 경적 소리로 가득 찼습니다. 아무리 차보다 사람이 먼저라지만 빨간 불에도 무시하고 건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신호등은 무용지물이었죠.
인파는 강변북로까지 점령했습니다. 사람들은 차가 달리는 도로 위에 앉아서 불꽃축제를 관람했습니다. 위험천만한 일입니다. 운전자들도 도중에 불꽃이 터지면 차를 정차해 구경했습니다. 이를 정리하기 위해 나온 경찰관에게 앞이 보이질 않는다며 비켜달라고 말하는 상황이 전파를 타기도 했습니다.
한강시민공원 일대와 63빌딩 앞 메인 행사장은 버려진 쓰레기로 가득했습니다. 가로수 주변, 도로 구석 할 것 없었습니다. 쓰레기 일부는 바람을 타고 한강으로 흘러들어 가기도 했죠. 쓰레기로 넘실댄다는 표현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한강 인근에서 불꽃축제를 구경하던 요트 등 배 3척이 전복·침수되거나 엔진 고장으로 표류하는 사고도 잇따랐습니다. 서울종합방재센터 소방방재본부 현장 집계에 따르면 이번 불꽃축제로 인해 147명의 구급 환자가 발생했습니다. 미아·실종 신고도 17건이나 됩니다.
해마다 진행되는 행사에 매번 시민의식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도 반성하자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올해라고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내년에도 마찬가지일까요? 불꽃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서는 축제가 돼 가고 있습니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