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증가율이 매섭습니다. 지난 16일 대한유방암학회가 발표한 국내외 유방암 현황을 살펴보면 한국의 유방암 발생률은 1위 일본을 넘어섰습니다. 사실, 발병률이나 사망률 1위를 기록하는 질환은 유방암 말고도 많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지방 섭취와 관련이 있는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가 늘고 있다는 점입니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이름이 다소 어렵게 느껴지지만 유방암이 여성호르몬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기억해둔다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성의 유방에서 증식하는 암세포는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꾸준히 반응하며 성장합니다. 유방절제술을 받은 암환자가 항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것도 유방암 세포의 원인이 되는 에스트로겐의 수치를 떨어뜨리기 위함이죠.
10여년 전 전체 유방암 환자의 절반 수준에 머물던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 환자의 비율은 2012년 73%까지 상승했습니다. 즉, 유방암 환자 10명 중 7명이 여성호르몬이 주된 원인으로 발병한 경우인데요. 이 유형의 유방암이 증가한 배경은 ‘지방 섭취’와 관련이 있습니다.
폐경한 여성은 지방조직을 이용해 에스트로겐을 만들어 분비합니다. 다만 젊었을 때 난소에서 균형 있게 분비되던 것과 달리 난소 기능을 상실한 갱년기 여성은 축적된 지방의 양에 따라 에스트로겐을 분비하게 됩니다. 비만한 여성일수록 만들어지는 에스트로겐의 양이 많아지고 유방암 발병위험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따라서 폐경 이후의 여성은 과도한 지방섭취를 줄이고 운동을 병행해야만 유방암 위협에 안전할 수 있습니다. 유방암 5년 생존율이 90%대로 높지만 조기검진보다 중요한 것은 위험요인을 차단하는 올바른 생활입니다. 기름진 식사를 자제하고 운동을 통해 불필요한 지방의 축적을 막는 것이 폐경 후 유방암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