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BC ‘비정상회담’이 기미가요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기미가요에 대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기미가요는 5줄 31음절의 가사로 이루어진 일본의 국가다. ‘메이지 천황’의 생일 축가로 처음 불린 뒤 국가로 사용됐다. ‘폐하(천황)의 치세는 천세만세로, 조약돌이 큰 바위가 되어 그 위에 이끼가 낄 때까지’ 등의 내용으로 일왕의 통치가 영원하기를 바라는 의미를 가진다. 과거 일본의 메이지 시대 군가와 비공식적인 국가 용도로 쓰였다가 일본의 식민통치하에 놓인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기미가요는 우리 역사의 아픈 기억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는 기미가요를 조선인의 황민화 정책을 위해 하루에 1번 이상, 각종 모임이나 학교 조회시간 때 일장기 게양과 경례 뒤에 부르게 했다. 1945년 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 패한 후 일시적으로 사용이 금지됐다. 그러나 1999년 일본의 ‘국기 및 국가에 관한 법률’을 통해 다시 공식 국가로 지정됐다. 최근 일본 극우단체 회원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할 때 기미가요를 부르기도 한다. 일제강점기에 기미가요처럼 강요된 노래로는 제2의 일본 국가인 ‘바다로 가면’이 있다.
기미가요로 구설에 오른 연예인으로는 개그맨 조혜련(44)이 있다. 2009년 일본 TBS에서 방송한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링컨’에 출연한 조혜련은 일본 가수 야시로가 부르는 기미가요에 웃으며 박수를 쳤다. 조혜련은 이후 방송에서 “한 여자가 기모노를 입고 노래를 부르길래 그 여자의 노래인 줄 알고 박수를 쳤다. 하지만 알고 보니 그 노래가 바로 기미가요였다”고 해명했지만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27일 비정상회담에서는 일본 대표 테라다 타쿠야가 콘서트로 자리를 비웠다. 이에 일일 비정상으로
타케다 히로미츠가 출연했고 이 과정에서 그를 환영하는 배경음악으로 기미가요가 사용돼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