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쿡기자] 미스터리 전단 ‘포켓몬 분양’…‘피츄맘’의 정체는?

[친절한 쿡기자] 미스터리 전단 ‘포켓몬 분양’…‘피츄맘’의 정체는?

기사승인 2014-10-30 15:28:55


노랗고 동그란 몸집, 빨간 볼에서 나오는 전기에 귀여운 울음소리까지…. 일본 만화 ‘포켓몬스터’에 나오는 ‘피카츄’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캐릭터입니다. 이런 피카츄를 분양한다고 하네요. 한국에서 말이죠.

최근 SNS와 인터넷 커뮤니티는 ‘포켓몬 분양’ 전단지로 떠들썩합니다. 네티즌들은 서울 홍대와 신촌 근처에 붙어 있던 전단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는데요. 한 번 볼까요? 귀여운 포켓몬의 그림과 함께 있는 글에는 “기르던 피카츄가 아기들을 낳았는데 자취생이라 모두 기를 수가 없다”며 “‘피츄’를 자기 가족처럼 돌봐주실 분들께 분양하고자 하니 아래 메일로 연락 달라”는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피츄는 포켓몬 피카츄의 진화 전 이름입니다. 피츄-피카츄-라이츄 순으로 진화하죠.

‘피츄맘’이란 메일을 쓰는 분양자는 순식간에 인터넷 스타가 되었습니다. 한 네티즌이 “메일을 보내봤는데 피츄맘에게 진짜 답장이 왔다. 피츄 분양을 받기로 했다”는 글을 올리자 네티즌들은 피츄의 정체에 관심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의견은 분분합니다. “닌텐도 게임 아닌가” “진짜 포켓몬?” “강아지일 것 같아요” “인형이겠죠” 등의 반응이 있었습니다. 피츄의 정체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분양자 피츄맘을 수소문해 봤습니다. 피츄맘은 홍익대학교 시각디자인과 학생이었네요. 포켓몬 분양 전단은 전단지의 디자인과 소통을 주제로 한 ‘디자인 영어’ 수업 과제라고 합니다. 그는 “지난 25일부터 26일까지 홍대와 신촌 근처에 전단을 붙였다”며 “피츄의 정체는 직접 만든 스티커”라고 밝혔습니다. 원래는 40명에게 분양할 생각이었는데 수백 통의 메일이 오자 양을 늘려 60명에게 나눠줄 생각이라고 합니다. 분양자는 “생각보다 반응이 커 신기하면서도 사람들이 스티커에 실망할까 봐 두렵다”며 “밤을 새워서 자비를 들여 만들고 있는데 반응이 걱정스럽다”고 말했습니다.

사실 피츄의 정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많은 네티즌들이 “간만에 글 자체로 편하게 웃었다” “발상이 아주 귀엽다” “오랜만에 기분 좋아지네요” 등의 글을 남기며 기뻐했기 때문입니다. 포켓몬 분양 전단의 정체는 이렇게 풀렸습니다. 당첨자들이 즐거워했으면 좋겠네요.


민수미 기자 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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