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체중조절이 어려운 까닭은 서구화된 식사습관과 한국만의 야식문화에 길들여진 탓이 크다. 이 때문에 체중감량을 위해 생활습관의 개선만을 강요하는 방법을 취하면 결과는 ‘실패’로 끝나기 쉽다.
단순히 아름다운 몸매를 위해 시작한 체중조절이 아닌 체질량지수 35kg/m2 이상인 고도비만한 사람에게 유일한 치료방법은 ‘수술’이라고 알려져있다.
순천향대병원 김용진 교수는 “아시아-태평양 비만 치료 지침에 보면 수술이 고도비만을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소개돼있으나 이것이 수술이 부작용 없이 완벽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기존 방법들의 실패 때문이다. 황제다이어트, 라마단, 간헐적 단식 등 다양한 종류의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일시적인 체중감량을 볼 수 있으나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다. 대게 요요가 찾아온다. 결국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뚱뚱했던 원상태로 돌아간다. 하지만 수술의 경우 수술 후 초기 체중의 약 30%의 체중 감소를 가져오며 이는 5년간 지속되는 경우다”라고 설명했다.
김용진 교수의 설명처럼 수술이 고도비만환자들에게서 장기적인 측면에서 우수한 치료성적을 거두고 있고 실제 여러 연구논문에서 수술의 당위성을 입증하지만 비만수술을 바라보는 일반인의 시선은 곱지 않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일부 TV프로그램에서 아름다움을 위해 수술하려는 사례만 선정적으로 보여지는 현실을 지적하면서도 일부 의료진의 잘못도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일부 병원서 고도비만수술을 마치 다이어트 수술인 것처럼 홍보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다이어트할 목적으로 수술을 선택해도 좋은 것처럼 비춰지기 쉽다. 고도비만에 대해 왜곡된 생각을 갖게 한 것은 의료진의 탓도 있다”고 말했다.
수술이 필요한 비만환자는 아시아-태평양 기준으로 체질량지수 35kg/m2 이상이거나 혹은 30~35kg/m2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등 심혈관계 합병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또 수면 무호흡증을 동반한 경우라면 수술을 적용할 수 있다.
김용진 교수는 “사실 체질량지수는 비만을 수치화한 것인데, 이 경우 80kg여성은 비만수술적응증에 해당되지만 79kg 여성은 적응증에 속하지 않을 수 있다. 수술대상을 수치로 구분하다보니 논란이 될만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들은 개인의 적극적인 치료의지와 추후 임상데이터가 확보되면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