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국회 국정감사에서 ‘파라벤 치약’의 유해성을 놓고 식약처와 여야의원들 간 공방이 있었습니다.
‘파라벤’이란 치약의 주성분 중 하나로 미생물의 성장을 억제하는 일종의 방부제 같은 역할을 합니다. 또 파라벤과 함께 치약의 트리클로산 성분도 논란이 되었는데요.
이 두 물질이 암 발병률을 높이거나 각종 호르몬 분비를 교란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알려지면서 인체유해성 논란이 불거진 것입니다.
당시 문제를 제기한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구강티슈에 비해 어린이용 치약의 파라벤 허용치가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구강티슈의 파라벤 허용치는 0.01% 이하인 반면, 어린이용 치약은 0.2% 이하로 20배나 높게 설정돼 있습니다.
치약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자 13일 대한예방치과·구강보건학회가 언론보도자료를 배포하며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였습니다.
이들 학회는 파라벤은 식품 보존재로서 1930년대부터 사용해온 안전한 물질이며 특히 인체로 들어오더라도 대사되어 빠르게 소변으로 배설되고 체내에 축적되지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특히 발암성에 대해서도 ‘아니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학회는 “일부에서 파라벤의 유방암이나 고환암 발생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가 매년 업데이트하는 발암물질 목록에도 파라벤은 포함되어 있지 않으며 French Commission of Cosmetology of French Health Products Safety에서도 현재 제시된 안전영역에서 파라벤을 사용한다면 발암 문제는 전혀 없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학회는 또 “파라벤이 내분비계 장애물질로 판단을 내릴만한 과학적 근거도 부족한 실정”이라며 “현재 우리나라 식약처 허용치 기준(0.2%이내)는 유럽연합에서 사용하는 0.4%이내(혼합의 경우 0.8%)기준과 일본의 1.0% 기준보다는 훨씬 강력한 기준을 적용한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감서 시작된 치약의 인체유해성 논란 이후 치약제조업계는 행여 불매운동이 일어날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번에 대한예방치과·구강보건학회가 입장을 내놓으면서 파라벤 치약 논란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듯 보입니다.
한편 학회는 올바른 치약 사용법을 설명하며 과도하게 행구는 것은 오히려 치약의 유용한 성분을 없애 충치예방효과가 떨어진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유해성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파라벤을 제거하기 위해서 8번씩 헹구는 행위는 충치예방 성분인 불소의 효과를 떨어뜨리는 ‘소탐대실’이라고 비유했습니다.
김단비 기자 kubee08@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