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기자] 해도 너무 합니다. 일부 네티즌의 악성 댓글이 또다시 도를 넘었습니다. 상황과 이유를 가리지 않는 이들의 ‘장난’에 제동이란 없는 걸까요?
4일 MC 붐(32·이민호)의 부친상을 당했다는 비보가 전해졌습니다. 붐의 소속사 코엔엔터테인먼트는 “붐의 아버지 이모(60)씨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며 “붐은 큰 충격을 받고 깊은 슬픔에 빠진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붐의 부친은 전날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수회2교 도로에서 운전 중 중앙분리대에 추돌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가족들은 갑작스러운 일에 황망함에 빠져 있을 겁니다.
인터넷에서는 붐에게 위로를 전하는 댓글이 줄을 이었습니다. 하지만 할 말을 잃게 하는 장면도 펼쳐졌죠. 악성 댓글 때문입니다. “안타깝지만 이겨내시고 이제 얼굴 볼 일 없도록 하죠” “어쩌라고. 이참에 방송 나오지 마세요” “부친상 타신 것 축하드립니다” “자동차가 빠르긴 빠르네요. 엄청 일찍 가셨네” 등입니다. 기사에 차마 옮길 수 없는 표현도 많습니다. 문제는 그냥 무시해버리면 될 정도의 극소수가 아니라는 겁니다. 이런 악플은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동안 붐이 비난 여론에 시달려 온 건 사실입니다. 그는 지난 2013년 불법 도박 혐의로 검찰 소환 조사를 받고 한동안 자숙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붐은 휴대전화를 이용한 이른바 ‘맞대기’ 도박으로 약 3300만원 상당의 판돈을 배팅해 약식기소 됐습니다. 그러다 약 1년 후 지상파 방송을 통해 서서히 복귀에 들어갔는데요. 너무 이른 컴백이라는 점과 범법자를 텔레비전에서 보기 싫다는 여론에 고초를 치렀습니다. 이런 비판에 이의는 없습니다. 그러나 비난도 때가 있습니다. 적어도 아버지를 여의고 슬픔에 잠겨있을 그에게 비상식적인 말들을 쏟아낼 필요가 있을까요?
일부 네티즌의 몰상식한 작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죠. 최근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어묵에 비유해 조롱한 믿기 힘든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9월 걸그룹 레이디스코드의 멤버 둘이 사망한 일에도 악성 댓글이 달렸습니다. 그들은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적도 없습니다. 2013년 그룹 울라라세션의 단장 임윤택이 병마와 싸우다 세상을 떠났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비단 잘 알려진 연예인뿐만이 아닙니다. KBS 드라마 ‘각시탈’의 보조출연자 사망 관련 기사에 악성 댓글을 단 30대 네티즌이 벌금형에 처했던 일도 있습니다.
타인의 슬픔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처럼 황량한 삶도 없습니다. 안타까운 사고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붐과 유가족에게 조의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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