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캄차카 유전개발’ 경남기업 해외계좌 추적

검찰 ‘캄차카 유전개발’ 경남기업 해외계좌 추적

기사승인 2015-03-19 16:50:55
[쿠키뉴스=민수미 기자] 검찰이 해외 자원개발 지원금의 방만운용에서 수사의 단초를 찾고 본격 추적작업에 나섰다.

자원외교 비리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19일 석유공사와 경남기업에서 압수한 회계자료 등을 분석해 성공불융자금의 지급 경위와 구체적 사용처를 우선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경남기업이 러시아 등지의 자원개발 사업을 위해 개설한 현지 계좌로 석유공사가 송금한 것으로 돼 있는 성공불융자금의 흐름을 쫓고 있다. 성공불융자는 자원개발 투자를 독려하기 위해 민간기업에 자금을 저리에 빌려주는 제도다. 사업이 실패하면 융자금을 감면하고 성공할 경우 원리금 외에 특별부담금을 징수한다. 이자율도 연 0.75%의 초저금리다. 회사 측의 책임으로 사업에 실패하면 융자금 감면을 못 받기도 한다.

경남기업은 러시아 캄차카 석유광구 개발 사업 등 8개 해외 자원개발 사업과 관련해 3천162달러(350억여원)의 성공불융자금을 지원받았다. 지급 시기는 1998년에서부터 2008년까지 분산돼 있다.

검찰은 이 금액 중 100억원가량이 원래 융자를 받은 목적에 쓰이지 않고 빼돌려진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2008년까지 성공불융자 지급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했던 석유공사가 경남기업 측에 지급한 융자금은 상당 부분 해외 사업용 현지 계좌로 송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컨소시엄 형태로 자원 개발 사업을 벌였던 만큼 현지 광구 운영사 등과 금전거래를 용이하기 위해 개설한 계좌다.

검찰은 최근 석유공사로부터 압수수색 및 임의제출 형식으로 성공불융자금이 지원된 경남기업 측 해외 계좌의 입출금 내역과 그 내역을 증빙할 만한 정산서류 등을 모두 넘겨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석유공사에서 성공불융자 관련 사무를 맡은 실무자들을 불러 융자 승인 경위를 조사하고 수사진은 이런 자료들을 토대로 융자금의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과 재무회계 실무를 맡았던 경남기업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시작했다.

경남기업 측은 융자금 횡령 및 사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경남기업의 한 관계자는 “융자금은 용도대로 적법하게 쓰였다”며 “해외 자원개발을 위해 자체 조달한 투자금 중 330억여원을 손해보는 등 정부 융자금에 의존한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검찰은 경남기업 측이 성공불융자금 일부를 유용하는 과정에 석유공사 측 관계자가 공모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민수미 기자 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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