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민수미 기자] 속칭 ‘나이롱 환자’를 입원시켜주고 허위로 의무 기록지를 작성해 요양급여비를 챙긴 병원 원장 등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남 김해중부경찰서는 26일 사기와 사기방조 등의 혐의로 김해의 한 정형외과 원장 최모(46)씨와 원무과장 이모(53)씨를 구속했다.

이 병원에 허위 입원해 거액의 보험금을 타낸 환자 30명은 사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최씨와 이씨는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통원 치료가 가능한 환자를 허위로 입원시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요양급여비를 부당 청구하는 수법으로 1억1200만원 상당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가짜 환자들에게 관련 서류를 발급해주고 보험금 4억7000만원을 부당 지급받도록 방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가짜 환자 30명 가운데 박모(52·여)씨는 2010년부터 5년간 허리디스크, 무릎 통증 등 만성 질환을 이유로 이 병원에서만 15차례에 걸쳐 262일을 입원했다. 그러고는 보험금 2900만원을 타냈다.

경찰은 9개 보험에 가입한 다음, 이 병원에 입원해서 한 달에 보험금으로만 300만원 이상을 받은 환자도 있었다고 전했다.

경찰은 가짜 환자들이 입원 수속을 마치고 나서 수시로 외출·외박을 하더라도 병원 측이 정상적으로 입원 치료를 받는 것처럼 진료기록을 꾸몄고, 별다른 통제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씨는 환자 6명에게서 ‘입원시켜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대가로 335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았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환자들은 이런 소문을 듣고 김해뿐만 아니라 부산지역에서도 몰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과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으로부터 관련 정보를 넘겨받아 지난 1월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 2월 병원에 대해 압수수색했다.

2010년부터 수년간 진료비를 과다 청구한 사실이 적발되기도 한 이 병원은 지난 4월 폐원조치됐다.

구속된 최씨와 이씨는 “환자 관리를 부실하게 한 점은 있지만, 환자들을 허위 입원시키지는 않았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병원 간호사들은 “(허위 입원이) 관행적으로 이뤄져왔다”고 진술했다고 경찰은 말했다.

경찰은 병원은 환자를 허위로 입원시켜 요양급여비를 타내고 가짜 환자들은 보험금을 받아 챙기는 등 이해관계가 맞아 가능한 범행이었다고 보고 있다.
m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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