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는 23일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회의실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삼성전자 측에 1000억원을 기부해 공익재단을 설립할 것을 권고했다.
조정위는 삼성전자 등 반도체 사업체들이 회원으로 있는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도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수준의 기부를 요구했다. 조정위는 사단법인 형태의 공익법인을 설립할 것을 제안했다. 삼성전자 등의 기부금은 일단 협회에 신탁하며 70%는 보상사업에 쓰도록 했다. 나머지 30%는 공익법인의 고유재산으로 이관받아 관리하게 된다. 법인의 발기인은 조정위가 법률가단체와 시민사회단체, 산업안전보건 전문가 단체 등 7곳으로부터 한명씩 추천받아 구성한다.
조정위는 보상 대상 및 시점을 2011년 1월 1일을 기준으로 그 이전부터 삼성전자 반도체와 LCD 사업장에서 근무하기 시작해 최소 1년이상 근무한 사람으로 제한했다. 질환은 백혈병, 림프종, 다발성골수종, 골수이형성증, 재생불량성빈혈 등 12가지다. 퇴직 후 최대 잠복기는 1∼14년으로 보고 이 기간 내에 발병한 경우로 한정했다.
보상 대상에 해당하면 질병 치료비를 보전해주고 질환에 따라 업무관련성의 개연성이 큰 질환 발병자에 대해서는 요양비 이외에 보전액을 지급하도록 했다.
직업병 협상 관련 조정위의 권고안이 제시되는 것은 작년 12월 9일 조정위가 구성된 이후 처음이다. 반올림이 문제를 제기한 지 8년 만에 나온 성과다. 작년 5월 삼성전자 권오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사과와 함께 보상 방안을 밝힌 이후로 1년 2개월만이다.
대법관 출신의 김지형 변호사가 이끌고 있는 조정위는 삼성전자,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과 대책을 논의해 왔다. ku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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